닌텐도가 다른 플랫폼으로 진출할 생각이 없다는 방침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포켓몬’이 스마트폰 게임으로 나온다는 소식과 관련해선 사실이긴 하지만 자신들의 계획은 아님을 강조했다.
씨넷뉴스는 닌텐도 대변인 야스히로 미나가와가 최근 블룸버그통신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닌텐도는 애플 iOS와 안드로이드를 포함한 모바일 플랫폼에 진출 계획이 전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더군다나 야스히로는 “(닌텐도 방침이) 변하지 않았고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켓몬 애플리케이션 제작에 대해선 “포켓몬은 닌텐도가 지분의 32%만 소유한 브랜드이기 때문에 닌텐도 플랫폼에서만 출시될 이유는 없다”고 한 발 물러섰다.
미국 주요 게임 웹진들은 지난 5일(현지시간) 닌텐도가 올 여름 내 애플 앱스토어와 안드로이드 마켓에 포켓몬 게임 앱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었다. 해당 앱은 ‘포켓몬 세이 탭(Pokemon Say Tap)’이라는 명칭을 지니며, 화면과 음악이 맞물리는 타이밍에 포켓몬 카드를 맞추는 일종의 리듬게임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이 흘러나오자 닌텐도 주식은 하루 만에 지난 3월 이후 최고치인 4.9%가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또한 외신들은 일제히 닌텐도의 전향적인 결정을 반기면서 그 배경에 대한 궁금증을 쏟아냈다. 씨넷은 시장분석기관의 조사를 인용해 “스마트폰 이용자가 급등함에 따라 닌텐도가 휴대용 게임기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며 “닌텐도가 실적 부진을 견디다 못해 시대의 흐름을 인정하기 시작한 것”이라는 평을 내놨다.
실제로 닌텐도와 스마트폰의 악연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 닐슨(Nielsen)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모바일 게이머들은 한달 평균 7.8시간을 자신의 스마트폰에 할애하고 있으며, 특히 아이폰 이용자는 자신의 14.7 시간을 게임에 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닌텐도에게 상당한 위협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닌텐도의 위기를 방증한 것은 다름 아닌 닌텐도 자신이었다. 지난 3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GDC에 키노트로 참석한 이와타 사토루 닌텐도 회장은 “대부분 무료거나 낮은 가격의 스마트폰 게임들이 전반적인 게임의 질을 낮추고 개발자와 산업을 위축시킨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당시 외신들은 스마트폰이 닌텐도 마켓 쉐어를 빼앗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닌텐도의 실적은 이미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지난해 닌텐도 순익은 전년대비 3분의 2로 줄어든 776억엔에 그쳐, 한때 주당 7만엔을 넘던 전성기보다 5분의 1이나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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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스마트폰이 인기를 얻기 시작한 시점과도 딱 맞물린다. 때문에 업계 전문가들과 외신들은 게임 소비자 뿐만 아니라 자사 이익을 위해서라도 닌텐도가 폐쇄적인 경영 전략을 과감하게 버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씨넷은 닌텐도가 올초 야심차게 내놓은 3DS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너무 높은 가격 뿐 아니라 ‘지금은 3DS를 살 시간’이라는 닌텐도의 말을 투자자들은 물론 이용자들이 믿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