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스마트폰 “뚱뚱 배터리 어쩌죠?”

일반입력 :2011/07/04 08:58    수정: 2011/07/04 15:38

김태정 기자

4세대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경쟁에서 배터리가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전력 소모량을 줄이기가 꽤나 어렵다고 제조사들은 토로한다.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 등은 국내형 LTE 스마트폰 제작 마무리 단계서 배터리 문제로 고민 중이다. LTE 칩셋을 추가 탑재하니 전력 소모가 우려했던 것 이상이라는 설명이다.

■배터리 용량 키우기 필연?

3세대 이동통신 칩을 빼고 순수 ‘LTE 스마트폰’으로 만들면 배터리 부담이 줄겠지만, 사실상 불가능하다. LTE가 없는 지방에서는 휴대폰이 이른바 ‘벽돌’이 된다는 뜻이기 때문.

이통사들의 LTE 전국망 구축은 빨라야 오는 2013년경. 적어도 수년간은 ‘LTE+3G’ 스마트폰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그렇다고 다른 부분을 줄이기도 어렵다. 주요 제조사들은 경쟁적으로 LTE 스마트폰 최고 사양을 예고한 상황이다. 대부분 1.5㎓ 이상의 듀얼코어 프로세서, 대형 디스플레이등 배터리 잡아먹는 고사양으로 중무장했다.

삼성전자가 이르면 오는 9월 출시한다는 LTE 스마트폰은 1.5㎓ 듀얼코어 프로세서와 4.5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예정이다. 이에 맞서 LG전자와 팬택 등도 비장의 카드를 준비 중이다.

배터리 용량을 키우자니 두께가 자연히 늘어날 것이기에 역시 고민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서 출시한 LTE 스마트폰 ‘드로이드 차지’ 두께를 최대 줄인 결과가 11.7mm로, 갤럭시S2(8.9mm), 옵티머스빅(10.1mm)에 비해 두껍다.

HTC가 최근 KT로 출시한 ‘와이브로’ 스마트폰 ‘이보4G+’도 참고 사례다. 기존 망에 와이브로 지원 칩을 추가 탑재한 대신 배터리 용량이 1730mAh로 경쟁모델 대비 20% 크다. 결국 두께가 12.05mm로 상당히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보4G+’가 와이브로 적용을 위해 칩셋 2개를 탑재하면서 두께를 줄이기 힘들었다”며 “LTE 스마트폰을 제작 중인 다른 제조사들도 매우 주시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통사도 배터리 ‘관심집중’

지난달 30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LTE 발표회에서도 배터리는 화제였다. 상대 공격을 위해 배터리 문제를 꺼냈다.

배준동 SK텔레콤 네트워크CIC 사장은 “경쟁사 LTE 단말기는 2세대 ‘CDMA’ 기능을 항상 켜놓아야 하기에 우리보다 배터리가 30% 이상 빨리 소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3세대 WCDMA가 아닌 2세대 CDMA 망으로 LTE를 소화하겠다는 LG유플러스 전략을 우회 비판한 것이다. LTE의 약점인 배터리 문제가 더 부각될 것이라는 메시지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측은 “향후 음성과 데이터를 LTE 단일 모드로 함께 지원하면서 배터리 소모량을 줄일 것”이라고 맞섰다. 데이터는 LTE, 음성은 3세대 망으로 나눠 쓰겠다는 SK텔레콤 전략이 배터리에 더 불리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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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 상용화 발표회부터 이 같은 설전이 오갔다는 것은 그만큼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미 해외서 LTE 스마트폰을 내놓고 시장을 파악했기에 국내에는 좀 더 나은 제품이 나오지 않겠느냐”며 “어떤 제품을 유통하느냐에 따라 LTE 성적도 달라질 것이기에 통신 업계도 긴장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