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 매각이 다시 본격화됐다. 이번이 세 번째다. 하이닉스는 시가총액 16조원에 달하는 커다란 덩치에 시황을 타는 경기에 민감한 반도체 산업 때문인지 그동안은 선선히 인수에 나서는 기업이 없었다. 매각을 진행해야하는 채권단 애만 태웠다.
이번에는 성공할까? 현대중공업이 최근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모호한 공시 답변을 통해 시장에서는 강력한 인수 후보자로 지목됐다. 하이닉스가 현대 품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매각 절차가 본격화된 하이닉스. 주인 찾기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전체 지분 10%까지 신주발행 허용
21일 하이닉스반도체 출자전환주식 공동관리협의회(이하 주식관리협의회)는 매각 공고를 냈다. 매각 절차는 우선협상자 선정까지 2개월 가량이 걸릴 전망이다.
우선 다음달 8일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 받는다. 곧바로 입찰대상자가 선정되면 이중 우선협상자가 오는 8월 가려진다. 매각은 연내 완료가 목표다. 입찰 방식은 공개 입찰이다.
인수 업체는 하이닉스에 대한 신주 발행도 할 수 있게 된다. 주식관리협의회는 “보유 주식 매각과 더불어 신주 발행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 장기 발전이 이뤄지도록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주 발행은 인수업체에게는 유리한 조건이다. 채권단이 보유한 주식 외에 새로 발행한 주식을 사들인다는 의미인데 신주 인수 대금은 하이닉스 내에 남아 시설투자비 등으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구주에 대해서도 일정 지분은 인수를 해야만 할 전망이다. 이날 유재한 한국정책금융공사 사장은 신주 발행은 전체 지분 최대 10%를 허용하되 채권단이 보유한 구주 15%의 절반인 7.5%를 인수해야 신주 발행을 허용할 것이라는 발언을 기자들에게 했다.
■주식관리협의회, “대기업 참여 희망”
채권단은 이번이 매각 시도 3수째다. 이에 따라 유 사장은 단독 입찰이 이뤄지더라도 2주 정도만 시한을 연장해 보고 그래도 경쟁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매각절차를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인수 기업에 대해서는 이번달 초 외신이 현대중공업을 인수 가능성을 거론한 정도로 채권단은 후보 기업에 대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이 날도 주식관리협의회는 “승자의 저주 등을 충분히 고려해 능력 있는 대기업 참여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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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가 시가총액 16조원에 이르는 기업인만큼 과도한 인수 부담으로 위기에 몰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 2009년 인수를 희망했던 효성이 하이닉스를 결국 포기한 데는 자금 조달 능력이 도마 위에 오른 것도 한 요인이 됐다고 알려졌다.
하이닉스는 지난 2001년초 급격한 반도체가격 하락으로 유동성 부족 사태가 발생해 2001년 10월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워크아웃)를 받기 시작했다. 채무면제, 자구 노력 추진, 시설투자 등을 통해 2005년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지난해는 창사 이래 사상최대 영업이익을 시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