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콘진, 게임 벤처 산실로 거듭난다

일반입력 :2011/06/20 12:06    수정: 2011/06/20 17:08

전하나 기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스타트업 기업들의 든든한 파트너를 자처하면서 게임산업 ‘인큐베이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2009년 6월 설립된 글로벌게임허브센터는 중소게임사 인큐베이팅 차원에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원사업. 게임허브센터 내 입주 기업들은 올해에만 약 62억원의 투자 유치 성과를 올렸다.

기존의 인큐베이팅 사업이 신생 게임 업체에게 사무공간 및 설비를 제공하는 것이었던데 반해 게임허브센터는 제작비 및 테스트 지원, 서버 등 인프라 뿐 아니라 개발사별 맞춤형 원스톱 지원이 골자다.

입주 기업은 임대료가 무료며, 관리비도 50%만 지불하면 된다. 게임 개발 교육, 솔루션 및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소프트웨어 라이센스 등의 무료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게임허브센터는 올해 마이크로소프트와 공조 체계를 보다 강화해 입주사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돕는다는 계획이다.

■아이디어 발굴부터 인큐베이터 역할 ‘톡톡’

게임허브센터는 1인창조기업 진화모델인 ‘게임벤처 2.0’도 운영 중이다. 게임벤처 회원은 게임허브센터 내 마련된 사무공간을 비롯, 사무용품, 소프트웨어 및 기자재 등을 1년 간 무상으로 쓸 수 있으며, 한콘진에서 주최하는 다양한 세미나와 마케팅·창업·취업 프로그램에도 참여 가능하다.

이들은 게임허브센터 회원사 간담회에 참석, 네트워크를 형성해 실무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도 갖는다.

이미 성공사례도 나왔다. 1기 회원 배정현씨는 한콘진의 지원을 받는 1년 동안 로드컴플릿이라는 회사를 설립해 콘텐츠진흥원 우수게임 사전제작 지원사업 우수상 수상, 미국 게임샐러드사와 양해각서(MOU) 체결, 칠링고 퍼블리싱 계약, 삼성전자 대규모 사전 투자 등의 쾌거를 이뤘다.

배정현 로드컴플릿 대표는 “저렴한 입주비, 쾌적한 사무공간, 다른 개발사들과의 연계성 등에 큰 도움을 받았다”며 “현재 모바일게임 ‘플레이칼레이’를 글로벌 앱스토어에 론칭해 안정적으로 서비스 중이며, 막바지 개발 중인 소셜게임 ‘프로젝트 B.B’를 오는 7월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괄목한 성과를 바탕으로 실험은 계속되고 있다. 현재 센터에는 10개의 2기 회원사가 입주해 있다. 게임벤처 2.0 회장을 맡고 있는 이현기 게임기어 대표는 “사무실 공간이나 해외 마케팅비 등 금전적인 지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입주 중소업체, 게임벤처 회원사들과의 네트워크 인프라가 좋은 경험이자 기회”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센터에 입주한 게임기어는 현재 기능성 소셜게임들을 개발 중이다. 이중에서도 눈에 띄는 작품으로는 ‘결전선거리그’를 꼽을 수 있다. 해당 게임은 웹브라우저 기반 선거 시뮬레이션 장르로, 가상의 선거리그에서 대통령당선을 목표로 경쟁하는 내용. 플레이어가 일주일단위로 돌아가는 선거기간 동안 얻은 지지율을 가지고 당선자를 가리게 되는 방식이다.

이현기 대표는 “지난해부터 게임을 기획했으나 실질적으로 아이디어를 구체화시켜 개발에 들어간 것은 센터 지원을 받고난 뒤 가능했다”며 “결전선거리그를 7월 페이스북에 오픈한 뒤 이후 선거관리위원회와 같은 공공기관에 홍보수단으로 제안할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게임벤처 2.0의 가장 큰 특성은 ‘헤쳐 모여’를 통한 효율성과 시너지 극대화를 동시에 꾀한다는 점이다. 현재 게임기어는 게임벤처 2.0의 다른 구성원인 와이즈게임즈(대표 최영일)와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들 회원사는 8월 출시를 목표로 해양 시뮬레이션 소셜게임 ‘데이 인 오션(Day in Ocean)’을 만들고 있다.

이 게임은 해상에서의 어업을 통해 얻은 자원으로 지상의 공장에서 상품 생산을 통해 도시를 꾸미며 발전시켜 나가는 내용. 시장에 나와있는 여타의 소셜게임과 달리 해상과 육상을 넘나들며 시뮬레이션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또 교육적 측면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게임에 나오는 수산물의 형태와 생태 정보와 관련, 국립 수산 과학원 자문을 요청해둔 상태다.

이 같은 시도는 스타트업 기업들의 협력이 처음으로 가시화된 것으로,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하는 게임벤처 2.0의 성공 가능성을 확실히 점치는 사례라는 평가다.

센터 관계자는 “주로 창업 초기 기업들이 입주해 차근차근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뿌듯함을 느낀다”며 “센터에선 입주사들이 자연스럽게 협력 관계가 돼 전문가 풀을 만드는 것이 큰 동력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실험은 진화 중…“게임산업 판 키운다”

오는 7월에는 게임허브센터와 같은 지원기관인 모바일게임센터가 태동한다. 이 센터는 게임허브센터와는 별도 독립기관으로 운영되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육성사업만 전담하게 된다.

한콘진은 현재 모바일게임 개발사를 대상으로 입주기업을 모집 중에 있으며, 총 20여개 업체를 뽑는다는 방침이다. 경기도와 성남시는 약 10억원을 투입해 사무실 임대료를 지원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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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관계자는 “당초 지역 발전을 위해 대구, 부산 등이 선정지 후보에 올랐으나 경기도와 성남시의 사업 의지가 강했고, 게임허브센터 입주기업과의 협업 등을 극대화하기 위해 분당으로 정하게 됐다”며 “해당 센터는 글로벌게임허브센터와 함께 오는 2012년 판교 테크노밸리로 확장 이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모바일게임 시장은 이제 아이디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유통이나 마케팅 등 규모있는 비즈니스 전략이 필수”라며 “정부가 적극적인 투자와 홍보를 도맡아 스타트업 기업들의 리스크를 막아준다는 취지에서 벤처 인큐베이팅 사업을 일관되게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