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최고정보책임자(CIO)들의 역할이 기업 성장과 혁신을 창출하는 쪽으로 변화중이란 분석을 내놨다. IT 전문가로서 현업부서가 직능을 더 잘 수행할 수 있도록 기업 프로세스에 윤활유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데일 쿠트닉 가트너 수석 부사장 겸 이그제큐티브 프로그램 총괄 사장은 16일 IT 관련 임원들이 해야 할 일은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조직내 고위 간부들에게 자신이 무슨 일을 맡아 조직 성장과 혁신을 추구할 수 있는지 설명하는 것이라며 과거처럼 SAP나 오라클 등의 패키지 애플리케이션을 가져다 쓰는 것을 넘어선 직무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트너는 최근 조사 결과 기업들이 업무를 효율화하기 위해 내부에서 마련해온 해법들을 '외부화'하는 트렌드가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IT가 기업내 업무 활동을 지원하는 것뿐 아니라 최종 고객에 서비스를 주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어, 이를테면 'B2B', 'B2C'에서 'B2B2C', 'B2C2B'로 확장되는 모양새란 얘기다.
쿠트닉 사장은 기업에게 IT는 금융, 재무 자동화 등 주로 사내 영역에 국한된 지원 성격으로 활용돼 왔다며 이미 벌어지고 있는 일이면서 향후 5년동안 계속될 추세가 판매와 영업 등 대외 서비스를 강화하는 IT의 발달이라고 말했다.
이날 가트너는 전세계 회원사를 대상으로 지난해 하반기 진행한 CIO 대상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기업 전략과 CIO 전략, CIO 관심 기술에 대한 우선순위를 나열한 조사였다. CIO들의 응답은 비즈니스보다 기술쪽에 치우쳐 있다는 게 가트너 측 분석이다. 예를 들어 비즈니스 전략 1순위는 '기업 성장을 확대'하는 것인 반면 CIO 전략 1순위는 '유연한 인프라를 만들거나 관리'하는 것이었다.
쿠트닉 사장은 인프라 측면에서 전사적 자원 관리(ERP), 공급망 관리(SCM), 고객관계관리(CRM) 같은 게 중요하긴 하지만 기업들은 이미 각 제품에 대한 전문가나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채용하고 있다며 기업 성공을 결정짓는 요인은 그 위에서 돌아가는 '애널리틱스'나 '인텔리전스'다고 말했다.
이어 IT 업계나 산업 전반에 벌어지는 기술적 진화는 곧 보편화돼, 10년 정도면 혁신은 차별화 요소로, 당연한 구성품으로 바뀌기 마련이라며 기업들은 기술을 도입하는 것보다 혁신을 지속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최윤석 가트너 상임파트너 겸 가트너코리아 상무는 한국 CIO들을 만나 자주 들었던 얘긴데, IT관점의 비즈니스 전반을 프로세스화하고 전후관계에 대해 면밀히 파악해 오히려 잘 꿰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담당 업무만 알 뿐 타부서에 미치는 영향, 관계는 고려하기 어려운 현업 관점에 비해 혁신을 이끌어내기 유리한 속성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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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트너는 이를 위해 국내외 기업들이 보안과 컴플라이언스 이슈에 주목하고 글로벌ERP 확산과 중앙집중화, 컨버전스 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보안 및 컴플라이언스 이슈는 이날 공개한 설문 결과에 반영되지 않았지만 현재 진행중인 조사를 통해 하반기 높은 관심 우선순위를 갖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관련 예산 편성과 투자가 올해부터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란 얘기다.
쿠트닉 사장은 CIO들이 보안 위협에 대한 문제를 먼저 제기해왔지만 최근 금융권과 보안업체에 대한 해킹 이슈가 전세계 관심을 집중시킨 촉매로 작용했다며 보안이 향후 중요 의제 5~3위 수준에 올라설 것이라 예상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