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결국 오라클 고소…"많이 참았다"

일반입력 :2011/06/16 08:53    수정: 2011/06/16 15:52

HP가 결국 오라클을 고소했다. 오라클이 유닉스 서버칩인 차세대 인텔 아이태니엄 프로세서에 대한 SW개발을 중단키로 결정한 데 따른 공식적인 맞대응이다. 유닉스 서버를 둘러싼 IT거인들 간 법정 공방이 불꽃튈 태세다.

HP는 15일(현지시간) 오라클이 인텔 아이태니엄 프로세서의 차세대 버전부터 SW개발을 중단키로 한 결정에 대해 캘리포니아 고등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오라클에 대한 HP의 법정소송은 이미 예고된 바다. HP는 지난주 '디스커버2011' 행사에서 오라클측에 아이태니엄에 대한 결정을 철회하지 않으면 법정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서신을 발송했다고 발표했었다. 오라클이 일주일동안 어떤 대응도 하지 않으면서 결국 고소로 이어졌다.

빌 월 HP 대변인은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지난주 이래 침묵은 점점 시끄러워져 왔다라고 밝혔다.

HP는 고소장에서 오라클이 HP의 유닉스 서버 사용자에게 오라클 하드웨어로 교체하라고 협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라클은 이와 관련해 HP가 오라클에게 아이태니엄 지원을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하지만, 거절한다라며 인텔이 아이태니엄의 생명을 끝낼 계획이라고 강력하게 응수했다. 또한 HP의 조치는 고객들에게 잘못된 계획을 믿게 해 그들을 기만하려는 시도라고 맞불을 놨다.

HP는 소송을 통해 아직 발생하지 않은 불특정한 손해를 판별하고, 향후 오라클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진술을 방지하도록 명령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지난 3월 오라클은 인텔이 x86서버칩인 ‘제온’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결정한 만큼 유닉스칩인 아이태니엄 차세대 모델부터 SW개발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은 인텔의 고위 임원들과 다각도로 논의한 결과 아이태니엄 프로세서에 대한 SW지원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아이태니엄의 생명은 얼마 남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인텔 아이태니엄 프로세서는 유닉스 서버용 CPU로, HP의 유닉스 서버에 가장 많이 사용된다. IBM, 오라클 등이 파워7, 스팍 등 자체적인 유닉스 프로세서를 개발하는 것과 달리, HP는 유닉스 서버 CPU를 인텔에 의존한다.

때문에 오라클이 아이태니엄 SW개발을 중단하면, HP 유닉스 사용자는 새로운 버전의 오라클 SW를 이용할 수 없게 된다. 더구나 HP 유닉스 서버고객 대다수는 오라클의 DB 고객이다.

오라클은 자신들의 결정을 대세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인텔이 유닉스에서 x86으로 집중력을 이동시키고 아이태니엄 개발은 중단될 것이란 주장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레드햇이 이미 아이태니엄에 대한 지원을 중단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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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HP는 오라클을 향해 비난을 퍼부었다. 오라클의 발표 직후 데이비드 도나텔리 HP 부회장이 썬 하드웨어 판매를 높이기 위해 수백만달러에 달하는 고객비용을 늘리는 조치라며 공정한 경쟁을 제한하기 위한 염치없는 행동의 시작에 충격을 받았다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인텔 역시 향후 10년간 아이태니엄 플랫폼에 대한 개발 로드맵이 나온 상태라고 반박했다. 또한 인텔 데이터센터그룹의 커크 스커젠은 지난 12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인텔 개발자포럼에서 차세대 아이태니엄 프로세서인 '폴슨'을 내년 출시할 것이며 ‘킷슨’을 3년 뒤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