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정부가 추진 중인 LED보급사업을 한마디로 표현하는 말이다. 정부는 지난 2006년 LED조명 15/30 보급프로젝트, 2009년 12/30 프로젝트에 이어 이번에는 20/60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계획은 근사하고, 숫자도 와 닿는다. 15/30은 2015년까지 LED조명 보급률을 30%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 중간 단계에서 공공부문이 모범을 보이자며 실시한 캠페인이 2012년까지 공공부문 LED조명 보급률을 30%까지 높이자는 12/30프로젝트다. 20/60프로젝트는 2020년까지 LED보급률을 60%까지 높이겠다며 정부가 새롭게 제시한 로드맵이다.
정부가 자신했던 12/30프로젝트는 완료시점이 내년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보급률은 지난해 기준 2.5%(정부추산)에 그치는 실정이다. 그사이 830여개에 달하는 중소기업들의 볼멘소리가 무성하다. 펀드 자금을 받고, 벤처투자자금을 받아 사업을 꾸렸으나 보급률은 미미하고 대출금 상환 기간은 코 앞에 왔기 때문이다.
한국LED보급협회는 “2020년까지 60% 달성 목표를 세운 것은 굉장히 반가운 일이나 12/30의 성공이 어려운 상황에서 보다 현실적인 단기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밋빛 미래를 예고하기보다 당장의 먹거리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보급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업계에서는 “2020년은 너무 늦게 시점을 잡은 것 아니냐” “20/60의 취지는 좋으나 신뢰가 가지 않는다”며 정책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번 대책에는 세종시 청사조명에 70%이상 LED도입, 4대강 유역 경관조명의 60%에 LED도입 등 일부 구체적인 계획이 포함돼 있으나 얼마나 현실성 있는 정책일지는 미지수다. 세종시의 경우 이미 2009년에 삼성LED 등 대기업 위주로 수주가 끝난 상황이라고 업계관계자는 밝혔다.
지난달 초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박진 국회지식경제위원회 위원과 한국LED보급협회가 공동주최한 ‘녹색성장을 위한 LED보급정책’ 대토론회에 따르면 LED조명의 1와트당 밝기(루멘, lm)을 나타내는 광효율이 4월 기준으로 130lm/W에 달한다. 사업시작 초기인 2007년 중반에 80lm/W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4년만에 62%가량 밝기가 개선됐다. 형광등을 포함한 기존 조명을 대체할 정도로 기술수준이 올라갔다는 것이다.
LED산업은 고용창출과 에너지 절약,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사업으로 손색없다. 업계에 따르면 LED조명 중소업체들이 지난해 해외수출은 2천억원이며 1만8천명의 고용을 창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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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책이 12/30, 15/30에 이어서 나온 숫자놀음에 그치지 않도록 ‘말’이 아니라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구체적으로 ▲고효율조명사업의무화 ▲민간주택 LED의무사용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 ▲공동주택에서 LED사용시 적절한 인센티브 지급 등이 실질적인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정부는 이번에 2060년까지 공공부문 보급률을 100%로 높이겠다고 공언했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가 없다지만 그 사이 중소기업들이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지 않는다고 어떻게 단언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