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미국)=손경호 기자> 우리가 인기상승세에 있는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과 애플 iOS 진영 간의 세력다툼 사이에 어느 한 쪽에 붙지 않은 이유는 제 3의 모바일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스티븐 엘롭 노키아 최고경영자(CEO)가 윈도폰7에 기반한 모바일플랫폼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스티븐 엘롭 CEO는 2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맨체스터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업링크2011’ 기조연설에서 왜 노키아가 위세를 떨치고 있는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아니라 뒤처져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하게 됐는지에 대해 이같은 배경을 털어놓았다.
엘롭 CEO는 “상승궤도에 있는 안드로이드폰을 만드는 데 동의하긴 했으나 브랜드를 차별화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미 많은 업체들이 안드로이드 대열에 합류하고 있으며, 이들 업체들 모두 혁신적이고 흥미로운 것으로 안드로이드폰을 채우려고 하고 있다”며 “이들 중에 뛰어난 하나의 기업이 되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MS와 윈도폰7, 노키아와 엘롭은 안드로이드 대열을 따라가기보다는 고유의 브랜드를 유지하면서 독자노선을 통해 기회를 얻겠다는 설명이다.
특히 노키아의 윈도폰 선택은 안드로이드를 선택한 삼성과 모토로라, HTC와 차별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물론 엘롭이 과거 MS의 비즈니스 담당 사장이었다는 점이 MS-노키아 연합에 한 몫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는 이날 “iOS는 (투표용지함처럼) 너무 닫혀 있고, 안드로이드는 (개봉된 상자처럼) 너무 열려 있다”며 간접적으로 두 운영체제 중간쯤에 노키아-MS연합이 위치할 것이라고 암시했다.
모바일 산업은 5개의 주요 플랫폼으로 압축된다. 윈도모바일, 아이폰, 안드로이드, 팜/웹OS, 심비안 등이 그것이다. 이 중 애플과 구글이 대부분의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노키아의 심비안OS는 이미 시장에서 퇴출되다시피 했으며, HP가 새로 인수한 웹OS는 여전히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안드로이드 시장이라는 한정된 파이를 나눠먹기 위해 업체들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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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는 HTC, 소니에릭슨과 마찬가지로 퀄컴의 스냅드래곤에 기반한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로아컨설팅 한국지사 김진영 사장은 “퀄컴이 이번 행사에 HTC와 노키아 CEO를 초대한 것은 기존 마켓(HTC)을 강화하면서 새로운 시장(노키아)을 노리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HTC와 노키아 CEO는 같은 날 연이어서 기조연설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