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8 태블릿은 기존 윈도 운영체제(OS)를 탑재한 모바일기기들에 비해 유사한 특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하드웨어 제조사들에게 일종의 제품 권장 규격을 내걸고, 칩 제조사들이 단말기 생산업체 1곳에만 칩을 공급토록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씨넷은 지난 1일 MS가 대만 컴퓨텍스 행사장에서 협력사가 실험 제작한 윈도8 태블릿 단말기를 선보이며 제조사들에게 필요한 하드웨어 규격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행사에 참석한 마이크 엔지율로 윈도 설계, 하드웨어, PC 생태계 부문 부사장은 태블릿 화면에 띄운 키보드, 화면 해상도 규격, 권장 베젤 크기 등 제조사들을 위한 사양 정보들을 상세히 전달했다.즉 윈도8을 탑재하기 위해 제조사들은 새로운 단말기를 만들 때 여러가지 요구되는 조건들을 수용해야 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엔지율로 부사장은 윈도8 설계 철학은 윈도95를 만들 당시 전혀 담지 못한 것을 담아냈기에 근본적인 전환을 보여준다며 하드웨어 제조사들에게 혁신적인 새 PC디자인을 만들 수 있는 큰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MS는 연초 밝힌대로 x86과 ARM 환경에서 돌아가는 윈도8을 시연했다. 엔지율로 부사장은 레노보, 아수스가 생산한 인텔 기반 터치스크린 태블릿과 퀄컴,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엔비디아가 만든 ARM칩 기반 기기 등 15가지 프로토타입 제품을 선보였다.
블룸버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MS는 앞서 언급한 칩 생산자들이 윈도8 태블릿 제조업체를 1곳만 선택해 공급할 경우 소프트웨어 가격을 할인하는 등 혜택을 주는 정책을 내놨다. 칩 생산업체들과 제휴할 태블릿 제조사 선택권을 제한해 전체 파트너사 수를 제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 정책은 노트북과 PC 제조사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윈도 기반 단말기 제조 부문과도 무관하다. 그러나 이번 정책에 따라 윈도8 태블릿 제조 부문에 참여할 수 없는 제조사들이 불만을 느낄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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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씨넷은 윈도8이 기존 PC에서도 작동되게 만들어졌지만 터치스크린 기기에 특히 최적화됐다고 평했다. 하드웨어 제조사들이 가져온 기술 사양에 대한 고정관념과 제품 개발에 대한 접근 방식을 뒤바꾸게 할만한 파급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MS는 컴퓨텍스 행사장에서 소프트웨어 개발과 관련된 정보를 다루지 않았다. 대신 오는 9월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에서 열리는 개발자 컨퍼런스를 통해 윈도8 관련 세부 정보를 추가로 공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