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수' 이어폰 독일 명가 비결 물었더니…

일반입력 :2011/05/31 17:03    수정: 2011/06/01 09:03

“제품 트렌드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만, 기술력과 장인 정신은 언제 어디서나 최고의 가치를 지닐 수 있는 무기입니다.”

교과서에만 쓰일 것 같은 고리타분한 말을 진지하게 늘어놓는 이가 있다. 종가집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기술로 장을 담그는 여인네 이야기가 아니다 제품 트렌드 변화 속도와 시장 성장이 한 계절이 지나도 확 달라지는 한국의 이어폰과 헤드폰 업계에 신참내기로 나서는 독일의 베이어다이나믹 마이클 킨젤 이사가 그 주인공이다.

베이어다이나믹은 일반 소비자 제품인 이어폰과 헤드폰 외에도 슈어, 젠하이저, 오디오테크니카, AKG처럼 마이크를 비롯한 방송이나 각종 음향 업종에 쓰이는 제품을 생산하는 음향 전문 브랜드다.

국내 브랜드 인지도는 유럽 시장에서 다져온 것에 비해 매우 낮다. 최근 슈퍼스타K2의 우승자 허각과 윤도현밴드가 애용하고 있다는게 대중적으로 알려진 전부다.

자사의 마이크 신제품을 알리기 위해 방한한 킨젤 이사는 가장 먼저 자신이 이곳에 왜 왔는지를 묻길 원했다.

“지난 2006년에 처음 한국 시장을 접했고 지난 4년간 본사에서도 인정할 정도로 한국 시장에서 성장하고 있다고 판단합니다. 이 때문에 출장을 잘 다니지 않는 본사 사장도 한국을 방문하곤 합니다.”

그가 처음 한국에 왔을 때와 비교해 여러 업체와 시장조사기관의 발표를 보면 이어폰, 헤드폰 등 음향 리시버 시장 규모는 3배 가까이 성장했다. 그 기간 동안 베이어다이나믹은 그리 분발하지 못했지만 마이클 킨젤 이사는 숨겨둔 힘이 있는 것처럼 자신감을 내비쳤다.

물론 낙관 할 수 없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그는 “한국 시장은 아이사 태평양 지역에서 시장 성숙도로 볼때 3번째 정도”라며 “강한 경쟁 브랜드가 많고 트렌드 변화가 빨라 대응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베이어다이나믹의 내세울 수 있는 것은 기술력임을 거듭 강조했다. 실제 이 회사는 1937년 처음으로 DT48이란 헤드폰을 만들었고, 마이크와 스피커에 쓰이는 다이나믹(Dynamic) 기술을 최초로 적용했다.

또한 마이클 킨젤 이사의 거듭된 말처럼 다른 브랜드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테슬라 기술을 갖고 있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 잘 하던 것을 놔둘 수는 없다고 킨젤 이사는 힘주어 말했다.

그는 물론 다른 브랜드들도 저마다의 강점이 있다는 것에 동의했다. 다른 브랜드들도 저마다의 최고라 할 수 있는 기술과 매력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부분을 뛰어 넘을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줄곧 기술을 얘기하던 그는 우리나라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을 풀어냈다. 우선 고객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밴드 색상이나 이어 피스를 추가로 제공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또한 본사 홈페이지에서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에디션' 제품에 힘을 주겠다고 덧붙였다.

신제품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연내 우리나라에 6개 가량의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베이어다이나믹 치고는 상당히 공격적인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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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종가집에서 장을 만드는 것처럼 꾸준히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실제 베이어다이나믹은 독일에서 주식회사 형태가 아니라 20세기 초 창업한 이후로 여지껏 가족이 경영하는 회사다.

변화는 따를지언정 제품 만큼은 장인 정신을 잃지 않겠다는 이야기다. 과연 국내 소비자들이 이들의 진심에 얼마나 호응해 줄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