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도 못잡는 물가…'소셜커머스'는 언제나 반값

[창간특집]소비자들은 왜 IT 신시장에 열광하는가?-②

일반입력 :2011/05/30 10:50    수정: 2011/05/30 12:37

이설영 기자

[편집자주]최근 태블릿, 스마트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다양한 IT 트렌드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이와 관련된 부가 산업이 급속히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IT 액세서리 및 소셜커머스 같은 산업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면서 기존 산업에까지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IT 신시장에서 현재 두각을 드러내는 업체들을 살펴보고 이들의 성공비결 및 향후 전망을 진단해 본다.

①IT액세서리, 비싸도 산다 '왜?'

②정부도 못잡는 물가…'소셜커머스'는 언제나 반값

③대기업도 눈독 들이는 IT 신시장…저력은?

국내에 소셜커머스가 도입된지 벌써 1년이다. 지난해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 규모는 약 500억원 수준이었으며 올해는 그 10배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선을 기반으로 한 인터넷 시장에서 이제 더이상 블루오션은 존재하기 어렵다고 여겼던 그간의 평가가 소셜커머스로 무너져버린 셈이다. 불과 1년전에 10명도 채 안되는 직원들이 모여 만든 티켓몬스터나 쿠팡 같은 소셜커머스 사이트는 이제 수백명의 직원이 모인 어엿한 기업이 됐다.

쿠팡 같은 선두그룹 소셜커머스 사업자들은 이제 함께 서비스를 해보자며 서비스업자들이 먼저 연락을 취해 올 정도라고 말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제 내로라 하는 중견기업들도 소셜커머스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출사표를 낸 상황이다.

수많은 이용자들이 자정이 될때를 기다려 사이트로 몰려 들게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고자 하는 소상공인들이 줄을 서며, 대기업들마저도 기웃거리게 만드는 소셜커머스의 매력은 뭘까.

■소셜커머스? 로컬커머스?

'소셜커머스(Social Commerce)'는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전자상거래를 의미한다. 지난 2008년 미국에서 그루폰이 설립된 후 전세계에 붐이 일었다.

일정 사람이 모이면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을 반값 정도 할인받는다는 점에서 기존 공동구매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트위터, 페이스북 등 지인을 기반으로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마케팅 도구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개별 마케팅을 하기 쉽지 않았던 소상공인들이 소셜커머스를 통해 광고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도 차별점이다.

일부에서는 국내 소셜커머스가 '소셜'의 측면보다는 '로컬'의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로컬커머스'라는 용어가 더 적합하다는 의견도 있다.

다수 소비자들 입장에서 소셜커머스는 같은 물건을 반값에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지만, 소상공인들에게는 그간에 없었던 광고효과를 누릴 수 있는 플랫폼이 바로 소셜커머스다.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수많은 카페, 레스토랑, 뷰티샵들에게 광고란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었다. 이미 유명한 곳들은 필요성이 덜하겠지만 새로 문을 연 곳들은 입소문을 통해 고객들을 끌어모으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소규모 상점들은 우리 주변에 무궁무진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소셜커머스 사이트들의 비즈니스모델 또한 그만큼 탄탄할 수 있다.

소규모 상점들은 소셜커머스를 통해 고객의 발걸음을 유도하고, 부족함 없는 서비스로 다시 재방문을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소셜커머스 사이트와 거래로 많은 쿠폰을 판매해 단한번의 매출신장을 이뤄내는 것이 아니라, 이 고객들이 입소문의 주체가 되도록 부족함 없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간혹 쿠폰이용자들을 무시한다는 불만글들이 올라오는데 이는 장기적인 부분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소셜커머스, 웹에서 가장 '핫'한 아이템

국내에서는 티켓몬스터가 지난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하면서 처음으로 소셜커머스가 도입됐다. 현재 소셜커머스 시장은 티켓몬스터, 쿠팡, 위메이크프라이스, 그루폰코리아 등이 주도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500억원 규모였던 시장은 올해 약 5천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 이상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비스 제공 사이트만 해도 700여곳으로 추산된다. 하루에도 수많은 사이트가 새로 탄생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소셜커머스를 장기적인 안목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은 한창 붐이 일어나면서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지만 자칫 서비스 준비가 미흡해 소비자들에게 불신이 쌓이면 과거 수많은 서비스가 그랬듯 한순간에 사그라들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티켓몬스터나 쿠팡 같은 상위업체들은 무엇보다 고객서비스(CS)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

티켓몬스터는 고개만족을 최우선으로 생각, '티몬 프라미스'를 시행 중이다. 최고의 고객만족을 약속한다는 취지로 엄선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만족 사례가 발생하면 이를 적극 책임지고 해결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쿠팡은 응답률이 90% 이상인 콜센터가 자랑이다. 업계에서 가장 먼저 7일 이내 환불제도를 운영한 것도 CS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런 노력들에 힘입어 최근 대학생 선호도 조사에서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일단 시장을 장기적으로 보고, CS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려고 한다면서 근시안적으로 보면 이런 것들이 다 비용으로 느껴져 아깝다 생각할 수 있으나 매출이 좀 줄더라도 장기적인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끊임없이 강조한다고 말했다.

■대기업 진출도 잇따라

대기업들의 소셜커머스 시장 진출도 잇따르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T멤버십 회원들을 대상으로 소셜커머스 '초콜릿'을 출시했다. 회원들은 제휴상품 및 서비스를 포인트 차감없이 약 50%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보통 소셜커머스들이 일정 수량에 미치지 않을 경우 거래 자체가 무산되는 반면 초콜릿의 경우 1명만 구입해도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첫 상품이었던 '도미노 차슈차슈 피자'는 판매 한 시간만에 매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도 소셜쇼핑 '딩동'을 내놨다. 딩동의 경우 자사 이용자뿐만 아니라 SK텔레콤, KT 가입자들까지 이용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위치기반정보 등 모바일을 바탕으로 인근 가맹점을 조회해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향후 지역 가맹점들이 스스로 쿠폰을 발행하고, 미션을 설정하는 등 딩동을 오픈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려는 전략을 갖고 있다.

포털 네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싸이월드, 메신저 네이트온을 운영 중인 SK커뮤니케이션즈 또한 소셜커머스 플랫폼 사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컴즈는 네이트 및 싸이월드 등 기존 서비스를 바탕으로 소셜커머스 서비스사업자와 이용자를 이어주는 형태의 플랫폼형 소셜커머스를 준비 중이다.

대기업은 아니지만 포털업계 2위인 다음커뮤니케이션도 메인 페이지 쇼핑 카테고리에 '반값쇼핑' 메뉴를 만들어 놓고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현재는 기존 소셜커머스 사이트들과 제휴를 맺고, 이들이 제공하는 상품을 사이트에서 노출시킨다. 현재는 메타사이트 형태지만 향후 본격적으로 소셜커머스 사업에 진출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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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대기업들이 소셜커머스 시장에 진출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기존 업체들은 그 동안 적지 않은 경험을 통해 소셜커머스 사업에 대한 학습을 철저히 한만큼 해 볼만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셜커머스는 진입장벽이 낮아 누구나 할 수 있는 사업으로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일단은 적지 않은 인력이 필요하고, 그 인력들에 대한 철저한 교육이 선행돼야 하며, 소비자들 및 파트너사와의 스킨십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오히려 아기자기한 구조의 기존 업체들에게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