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 이젠 믿으세요?"

일반입력 :2011/05/25 10:01    수정: 2011/05/26 08:42

이설영 기자

미국에서는 벤처를 일자리 창출의 엔진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는 정치적인 논리나 무조건적인 규제의 벽에 부딪쳐 좌절할 때가 많죠.

한국에서 소셜커머스는 현재 인터넷 업계에서 가장 '핫'한 아이템 중 하나다. 국내에 서비스가 도입된 지 불과 1년 남짓이지만 한달 거래액은 지난 4월 기준 약 550억원에 이른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만 700여개로 추산된다.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하루에도 몇개씩 사이트가 생겨난다.

그러나 실상 제대로 '돈'을 버는 곳은 상위 몇 군데에 불과하다. 진입장벽은 높지 않지만 성공으로 가는 관문은 좁기 때문이다.

소셜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쿠팡은 지난해 8월 사이트를 오픈했다. 국내에서는 '소셜커머스'라는 단어조차 생소하던 때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두번의 창업경험을 바탕으로 소셜커머스가 국내에서도 승산이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두번의 창업경험을 통해 오랜 기간 열정을 유지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사업아이템을 고민하다 소셜커머스라는 모델을 접했죠. 많은 사람들이 원했던 지역광고 모델이었습니다.

2010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하다 6월에 귀국했다. 그리고 두 달 뒤 쿠팡 사이트가 문을 열었다. 창업 1년도 채 되지 않아 쿠팡은 업계 선두를 달리는 소셜커머스사업자로 성장했다.

너무 짧은 시간에 업계 규모가 커지다 보니 걱정도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죠.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선 저희같은 사업자들과 파트너사들이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 신뢰가 중요하다는 걸 간과해선 안되죠. 경쟁사들과도 자주 만나 업계가 노력해야 할 부분에 대해 논의를 하죠.

최근에는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과도하게 마케팅 비용을 쓰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내로라 하는 모델들이 등장하는 TV 광고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쿠팡의 경우 배우 이나영과 김현중을 모델로 기용했다. 김범석 대표는 확대되기 시작하는 사업 분야에서 가속도를 받기 위해서 마케팅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G마켓의 경우에도 막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했을 때 이효리 씨를 광고모델로 썼습니다. 저는 소셜커머스 시장이 오픈마켓 시장보다 크다고 생각합니다.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그렇다고 고객서비스(CS)에 소홀하진 않습니다. 마케팅과 CS를 함께 가져가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인터넷 벤처로서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미국에서는 벤처를 일자리 창출의 엔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다음 세대의 구글, 이베이, 아마존, 페이스북을 만드는 원동력이라 믿습니다. 서비스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자연 도태될텐데 한국에서는 그런 논리를 전혀 인정하지 않고 무조건적인 규제의 잣대를 들이 대는 것 같습니다.

쿠팡은 현재 직원 300명에 월 거래액이 140억원에 이르는 업체로 성장했다. 직원수는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김범석 대표가 채용시에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문화적인 코드이다.

현대인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게 됩니다. 회사에서의 행복이 가정행복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죠. 면접시 항상 물어보는 게 지금까지 좋아했던 상사나 행복했던 순간 등입니다. 이런 부분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얼마나 융화할 수 있는지 등을 가늠해 봅니다.

약 700여 곳으로 예상되는 소셜커머스업체들 가운데 쿠팡은 분명 선두를 달린다. 그러나 노력하지 않을 경우 언제든 뒤로 밀려날 수 있다. 이런 우려들은 쿠팡이 항상 기본을 지키도록 하는 원동력이 된다.

소비자들에게 질 높은 서비스는 물론, 다양한 재미를 드리려고 합니다. 항상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하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라 부족한 부분이 발생합니다. 쿠팡은 그 과정에서 사후처리를 믿음직스럽게 제공한다고 자신합니다.

쿠팡은 지난 2월부터 업계 최초로 7일내 환불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콜센터 고객응답률도 90% 이상이다. 이런 노력들에 힘입어 최근 대학생 선호도 조사에서 1위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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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수 있는 업체라는 인식이 서서히 생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콜센터 확장 등에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어가는데, 일부에서는 이 돈을 매출 올리는 데에 쓰자고 하지만 저는 더 멀리 보려고 합니다. 이런 부분들을 고객들이 서서히 인정해주고 있다고 생각하면 매우 감사드리죠. 쿠팡은 보이지 않는 곳에 투자하고 있다는 걸 알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한편 1978년 서울에서 출생한 김범석 대표는 미국 하버드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학교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했다. 1998년과 2004년에 각각 미디어사를 창업한 뒤 뉴스위크 등에 매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