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회장의 뚝심…10년만의 반도체 흑자

일반입력 :2011/05/16 19:10    수정: 2011/05/17 08:49

이재구 기자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뚝심이 통했다.’

동부그룹 산하 동부하이텍이 10년 만에 꿀맛같은 첫 영업이익 흑자를 실현했다.

지난 2001년 처음 시스템반도체 사업에 나선 동부하이텍(대표 박용인)은 16일 올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 1473억원, 영업이익 67억원이라는 꿀맛같은 실적을 내놓았다.

이번 분기 흑자 달성은 척박한 시스템반도체산업 여건에서 일궈낸 성과라는 점에서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동부하이텍 흑자는 지난 2007년 체질 개선차원에서 아날로그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전문업체로 전환한 지 약 4년 만의 성과다. 지난해 동기의 2천441억원 영업손실 기록과 비교하면 그 성과를 알 수 있다.

동부하이텍 측은 이번 성과에 대해 “기존 로직 제품 대비 부가가치가 높은 아날로그 반도체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평균판매가격(ASP)을 높일 수 있었고 지난 해 동부한농과 동부메탈 지분 매각 등으로 차입금을 7천억원대로 줄인 것이 주효했다”고 흑자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급부상하는 모바일 컴퓨팅 기기 시장을 겨냥한 반도체 기술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부하이텍은 지난 1997년 동부전자로 설립인가를 받았지만 곧바로 불어닥친 외환위기와 2000년 IT거품이 꺼지면서 한때 매출이 전혀 발생하지 않은 채 존폐의 기로에 섰던 적도 있다. 사명도 동부아남반도체에서 동부일렉트로닉스, 동부하이텍으로 세 번이나 바뀌는 곡절을 겪어야 했다.

동부하이텍의 이번 흑자전환은 지난 2007년 당시 아날로그반도체 중심으로 특화된 파운드리를 운영하면서 시작된 2조 4천억원에 달했던 차입금 줄이기에 성공하면서 실마리를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 2009년 말 이 회사 모기업인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3천500억원의 사재를 털어 자회사인 동부메탈 지분 50%를 인수하기도 했다. 지난 해 이 기업은 동부한농과 동부메탈 지분 매각을 마무리하면서 차입금을 7천억원 수준까지 낮췄다. 이번 동부하이텍의 흑자결실을 계기로 함께 주목받는 것은 김준기 회장의 차세대 산업을 향한 사업 포석에 대한 열정과 비전이다.

모회사인 동부그룹은 한편 지난 해 4월 LED조명회사의 스타로 꼽히는 화우테크를 과감히 인수해 미래산업인 LED사업의 물꼬를 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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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7월 인수한 다사로봇을 인수해 로봇사업에 진출했으며 올해 1월 로봇전문업체 에이텍을 인수해 진공로봇사업에 진출했고 4월에는 충남천안로봇 공장을 준공하는 등 로봇산업에도 적극 진출하고 있다.

회사 측은 동부그룹 차원에서 향후 태양광사업 진출을 위한 타당성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