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WWE(월드 레슬링 엔터테인먼트)를 소재로 좀 독특한 게임이 출시됐다. 바로 디지털터치에서 출시한 ‘WWE올스타즈’가 그것. ‘WWE 스맥다운 대 로우’ 시리즈를 선보였던 THQ의 신작인 이 게임은 그동안 볼 수 없던 새로운 게임 시리즈다.
그동안 THQ는 WWE의 사실적인 구현에 노력을 펼쳐왔다. 슈퍼스타들의 목소리를 더빙했고, 체력과 사실적인 경기 규칙, 선수들의 스타일과 능력치 등을 실제 스포츠 게임을 보는 것처럼 섬세하게 제작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아케이드성이 대폭 하락한 건 아쉬운 부분이었다.
이번 신작 ‘WWE올스타즈’는 다소 부족했던 아케이드 성을 극대화 시킨 새로운 형태의 게임이다. 정직하게 말하면 레슬링을 소재로 한 격투 게임 정도가 되겠다. 그래서 그런지 이 게임 시종일관 호쾌하고 힘 넘치는 액션으로 팬들을 들썩거리게 만든다.
■과거의 슈퍼스타와 현재의 슈퍼스타가 격돌한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번 신작은 그동안 WWE가 보여주고 싶었던 WWE 유니버스의 첫 결과물이다. DC유니버스처럼 각 슈퍼스타의 캐릭터 성을 극대화 시키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는 것. 덕분에 게임 내 슈퍼스타들의 모습은 선명한 식스팩과 과장된 근육, 화끈한 액션을 갖췄다.
게임 속에는 더락부터 스티븐 오스틴, 앙드레 자이언트, 헐크 호건, 리키 스팀보트, 얼티밋 워리어, 지미 스누카 등 과거 WWF 시절 수많은 명경기를 완성했던 주역부터 트리플H, 언더테이커, 존시나, 랜디오턴, 엣지, 세이머스, 존 모리슨, 코피 킹스턴, 빅쇼 등 현재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는 슈퍼스타 등 약 30명이 등장한다.
특히 마초맨 랜디 세비지와 얼티밋 워리어의 등장한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즐거운 부분이다. 이들은 전성기 시절의 활약상을 담은 멋진 영상과 함께 힘 넘치는 액션을 보여준다. 아마 이 두 선수 때문에 ‘WWE올스타즈’ 게임을 구입하는 80년대 팬들도 다수 있을 정도다.
또한 다운로드 콘텐츠 선수들도 다수 예정돼 있어 선수들의 과거 영광을 기대하고 있는 팬들이라면 이 게임은 꼭 구매해야할 멋진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다.
■액션성 하나는 호쾌, 선수들의 특징을 잘 살렸다
이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은 그동안 레슬링 팬들이 생각했던 화끈한 액션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슈퍼스타들의 과장된 외형처럼 게임 속 경기들은 “이게 말이 돼?”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화려하다.
기존 ‘WWE 스맥다운 대 로우’ 시리즈가 현실성을 반영한 기술들에서 매력을 찾았다면 이번 게임은 현재 WWE에서 금지됐던 기술은 물론 엄청난 고공 액션을 통해 재미를 이끌어내는 형태다. 덕분에 기술은 무식과 환상, 황당 등이 결합돼 그야말로 최고의 호쾌함을 선사한다.
이 게임은 격투 게임과 같은 시스템이 더해졌다. 약한 공격과 강한 공격, 약한 잡기, 강한 잡기 등으로 버튼이 나눠졌으며, 이를 조합해 연타 공격이나 연속 잡기 등을 선보일 수 있다. 특히 연속 잡기는 입력도 간단하지만 조합에 따라 4~5번은 기본으로 잡아 던지기 때문에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터지는 반격기도 인상적이다. 게임 내 있는 수많은 기술은 모두 반격이 가능하고 반격을 다시 반격하는 식의 상황도 있다. 이는 타이밍 싸움이라서 처음에는 다소 어렵다는 생각이 들지만 격투 게임처럼 조작에 익숙해지면 매우 다채로운 경기가 연출된다.
게임 모드는 3가지 챔피언십 모드에 도전하는 ‘패스 오브 챔피언’부터 과거의 주역과 현재의 선수들이 한 가지 목적을 놓고 격돌하는 ‘판타지 워페어’ 모드, 그리고 연습 모드 등으로 구성돼 있다. ‘WWE 스맥다운 대 로우’에 비하면 다소 부족하지만 모드 자체의 재미는 꽤나 좋은 편이다. 당연히 온라인 대전 모드도 존재한다.
이중 ‘판타지 워페어’는 WWE의 뛰어난 영상편집 기술과 함께 팬들이 꿈꿨던 드림매치를 선사한다. 아마 이곳에 있는 15개의 경기는 정말 아쉬울 것이 없는 명경기들로 채워져 있고 영상도 매우 멋지기 때문에 팬들은 꼭 봐야할 정도다. 기자의 추천은 스티븐 오스틴과 CM펑크 경기다. 이건 정말 멋지다.
■긴 로딩, 너무 적은 콘텐츠, 혼자 하긴 다소 아쉽다
이 게임은 4인 대전도 가능하기 때문에 친구들과 함께 왁자지껄하게 즐기기 매우 좋다. 캐릭터들의 능력치는 차이가 없고 기술이나 시그니처 무브 정도만 다르기 때문에 격투 게임처럼 하나의 캐릭터를 잘 키워 멋진 콤비네이션 액션을 선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게임 혼자서 즐기기엔 다소 부족한 콘텐츠가 단점으로 느껴진다. ‘패스 오브 챔피언’은 각각 10경기씩 총 30경기를 뛸 수 있지만 그냥 격투 게임의 아케이드 모드처럼 마지막 보스를 격파하면 끝나는 형태다. 게임 진행 도중 특별한 요소가 거의 없다 보니 진행하다보면 왠지 지루해진다.
또한 연습 모드 내에서도 선택할 수 있는 모드가 한정돼 있다. 최대 4명밖에 나오지 못하는 링은 ‘WWE 스맥다운 대 로우’에 익숙한 이용자들에게는 허전한 느낌까지 준다. 캐릭터 제작 시스템은 너무 한정이 많아 예전처럼 무한에 가까운 선수 제작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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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긴 로딩이다. 이는 두 가지 콘솔 모두 공통점으로 느껴지는 부분이다. 한 경기를 하기 위해서 이용자들은 평균 10~20초 가까운 로딩 시간을 거친다. 특히 ‘패스 오브 챔피언’ 모드에서는 더욱 길게 느껴진다. 선수 제작 시에도 로딩의 압박은 거세다.
물론 이런 단점들이 있긴 해도 예전 레슬링 게임을 통해 친구들과 즐거움을 나누던 이용자들이라면 이번 신작 게임은 꼭 즐겨봐야 한다. 아니면 최근 스트레스 풀 마땅한 게임이 없었던 이용자라면 이 게임이 주는 호쾌한 한방으로 스트레스를 날려보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