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시스템즈가 과거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스팍서버 기술개발을 이끌었던 전문가를 영입했다. 서버와 스위치 사업 총괄을 맡겨 성장세에 가속도를 붙여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더레지스터 등 외신은 시스코가 주니퍼네트웍스의 데이비드 옌 수석부사장을 서버액세스 및 가상화기술(SAVT) 그룹 총괄매니저로 영입해 UCS서버와 넥서스 스위치 사업을 맡겼다고 보도했다.
데이비드 옌은 과거 썬마이크로시스템즈에서 엔터프라이즈 스팍서버 개발을 주도하며 썬을 서버업계 강자로 이끌었던 인물. 한동안 기업용 서버시장의 권위자로 불렸었다.
그는 시스코에서 SAVT 그룹 총괄로서 UCS서버와 넥서스 스위치 사업을 맡게 된다. 전임자였던 마리오 마졸라, 프렘 제인, 루카 카피에로 등은 고문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시스코측은 설명했다.
세 사람은 2008년 시스코에 합병된 누오바시스템즈의 공동창립자다. 데이터센터 서버, 스토리지, 스위치를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기술개발에 앞장서왔다. 넥서스5000 스위치가 그들의 작품이었다. UCS서버와 넥서스 스위치의 가상화, I/O 통합 프로토콜인 FCoE 구현도 그들의 힘이 컸다.
시스코는 2008년 서버사업에 뛰어든 이래 지난해말까지 연간 6억5천만달러 매출을 올리는 사업으로 키워냈다. 외신들은 시스코가 서버와 스위치 분야 모두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데이비드 옌을 통해 데이터센터 사업 성장에 가속을 붙이려 한다고 분석했다.
데이비드 옌의 전격적인 시스코 합류는 향후 업계에 적지않은 파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까지 그가 주니퍼에서 차세대 스위치의 기술총괄이었단 점에서, 경쟁사로 곧바로 옮긴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2008년 썬에서 주니퍼네트웍스로 자리를 옮긴 후 데이터센터 스위치 아키텍처를 단순화하는 패브릭 전략을 총괄해왔다. 올해 초 주니퍼가 대대적으로 발표했던 큐패브릭을 지휘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데이비드 옌이 주니퍼의 스위치 기술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점 때문인지 주니퍼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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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은 데이비드 옌의 벼락같은 이적에 대해 갖가지 의문을 내놓고 있다. 주니퍼의 고위직에서 갑작스럽게 이직한 이유, 그의 경력에 얼마나 득이 될지, 시스코의 영입이 성공할 지 등이 주된 내용이다.
대표적으로 데이비드 옌은 2008년 주니퍼에 합류하기 전, 썬의 울트라스팍 서버 '밀레니엄', '락' 등의 사업 실패 책임논란에 휩싸였었다. 1990년대 이후 닷컴 열풍과 함께 급성장했던 썬은 2000년대 버블붕괴와 함께 시장점유율을 빠른 하락세를 보였는데, 이를 타개하기 위한 일련의 기술적 혁신들이 데이비드 옌의 주도아래 이뤄졌다. 결국 썬은 2009년 오라클에 인수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