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까지 살아 있는 'LA 느와르'…게임 맞아?

일반입력 :2011/04/27 17:16    수정: 2011/04/28 10:19

김동현

<싱가포르=김동현 기자>플레이스테이션3(PS3)용 어드벤처 게임 ‘헤비레인’을 처음 접했을 당시 이용자 및 언론의 반응은 매우 뜨거웠다. 드디어 게임이 영화의 영역을 침범하기 시작했고,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영광은 5월말까지 이어질 것 같다.

바로 락스타의 신작 게임 'LA 느와르'가 출시를 준비 중에 있기 때문. 약 6년의 개발 기간을 거친 이 게임은 그동안 게임이 보여주고 싶었던 정말 사실적인 그리고 영화 같은 게임의 모습을 갖춘 진정한 차세대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27일 싱가포르에 위치한 테이크투 아시아에서는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국가의 다양한 언론을 초청해 출시를 준비 중인 신작 게임 'LA 느와르'의 시연 및 게임 정보를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버전은 거의 개발이 완료된 빌드였으며, 게임의 전반적인 과정 및 특징을 엿볼 수 있었다.

락스타는 2천만장이 넘는 판매량을 자랑하는 ‘GTA4’와 최근 8백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면서 락스타의 성공 신화를 이어간 ‘레드 데드 리뎀션’ 게임을 개발한 글로벌 개발사다. 특히 출시작마다 이용자 및 언론의 혀를 내두르게 만들 정도의 완벽한 게임을 선보이기도 유명하다.

이곳에서 약 6년째 개발을 하고 있는 'LA 느와르'는 1947년 종전 이후 로스엔젤러스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건 사고를 막기 위해 싸우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오픈 월드 기반 형태의 신작 게임이다.

'LA 느와르'에서 이용자는 1947년 벌어져 지금까지도 미해결 사건으로 남아 있는 ‘블랙 달리아’ 사건을 비롯해 수많은 사건을 해결해야 하며, 이는 크게 에피소드 형태로 나눠져 색다른 재미를 준다. 사건의 정확한 개수는 언급되지 않았으나 플레이 타임만 약 50시간 이상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게임에는 기존 락스타 게임 스타일과 다른 색다른 요소들도 다수 도입돼 있다. 우선 게임 내 엔진이 모두 교체됐다. ‘GTA4’에서 사용되는 엔진 대신 'LA 느와르'는 자신들의 상황에 최적화된 엔진을 따로 개발했으며, 이로 인해 PS3 버전도 PC 못지않은 선명한 그래픽을 자랑한다.

또한 게임 내 모든 인물들을 실제 배우를 사용했으며, 사실감 넘치는 표정을 도입하기 위해 페이스 모션 기술을 도입했다. 게임 내에서만 등장하는 배우는 350명 이상이며, 이중에는 테이크투 및 락스타의 개발진들도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락스타는 350명의 모든 움직임을 모션 캡쳐해 게임에 도입했고 배우들의 표정들에 맞춰 모션 스캔을 진행했다. 게임 내 주인공 역을 맡은 배우의 경우 모션 스캔만 80시간을 찍었을 정도로 꼼꼼하게 진행됐다. 이는 게임 내 고스란히 반영됐으며, 'LA 느와르'의 게임 속 인물들은 그 어떤 게임보다 사실적인 표정을 이용자들에게 보여준다.

실제로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게임 속 인물들의 섬세한 표정 연기에 사뭇 놀랐다. 그들은 미국 드라마(미드)와 영화에서 본 것처럼 인상을 쓰고 다양한 감정을 얼굴에 드러냈다. 그러다 보니 게임을 진행하는 동안 게임을 하는 느낌보다 잘 만든 미드 시리즈를 연속으로 보는 기분을 느꼈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추리를 하는 과정은 이 게임의 백미다. 경찰관부터 1급 살인 형사까지 다양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활약하는 주인공은 현장 내 남겨져 있는 여러 단서를 찾기 위해 다방면으로 움직인다. 이 과정은 불편하지도 않으면서도 묘한 재미를 주는 부분이다. 오히려 이 요소를 찾아 헤매는 부분이 액션신보다 더 흥미진진할 정도다.

액션 요소는 ‘레드 데드 리뎀션’과 ‘GTA4’에서 증명된 재미를 고스란히 따라간다. 다양한 무기를 활용한 총격전부터 회피, 방어, 잡기, 타격 등 때리는 손맛을 극대화 시킨 근접 액션신까지 부족함이 전혀 없었다. 특히 공격 당할 때 아픔이 느껴지는 표정이 일품이다.

철저한 고증도 인상적이다. 게임은 실제 1947년 당시의 LA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다. 그때 유행했던 음악과 복장, 차량 등 대부분의 요소를 철저한 고증을 통해 게임 속에 고스란히 도입됐다. 특히 항공사진과 당시 시절의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실제 도시의 모습을 완벽하게 게임 내 구현해냈다.

그래픽 수준은 압도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최고다. 게임 내 사건 중 범인을 추격하기 위해 높은 영화 세트를 올라가는 신이 나올 때는 넓은 지역의 프레임 저하도 전혀 없이 한 번에 들어와 놀랐다. 멀리 있는 사물들도 모두 보였고 심지어는 날아가는 비행기도 확실하게 보일 정도였다.

게임 속 인물들의 복장이나 모습은 사실적으로 구현돼 있고 주인공의 행동에 따라 다양하게 반응했다. 예전 락스타의 게임에서도 이런 부분들은 재현이 돼 있었지만 그때보다 확실히 달라졌고 종류도 여러 개가 됐다. 이는 중요 인물 일수록 더욱 여러 형태로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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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가 됐던 자유도 부분은 전혀 아쉽지 않았다. 경찰의 신분으로서 차량을 탈취하거나 시민을 죽이는 등의 일은 가능하지만 게임 내에서는 거의 할 수 없도록 돼 있었다. 이는 ‘GTA4’ 같은 오픈 월드 게임이 가진 자유분방함을 줄이면서도 게임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장치다. 물론 완전히 안되는 것은 아니다.

'LA 느와르'의 시연을 한 솔직한 소감은 “정말 대단하다”였다. 즐기는 내내 엄청난 몰입감을 선사하면서도 자유분방했으며,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었다. 50시간이 넘는 압도적 분량과 각각 사건마다 추리하는 재미는 기존 게임들에서 느끼지 못한 참신한 재미가 느껴졌다. 아쉽게도 한글화는 되지 않지만 이 게임은 충분히 즐길만한 가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