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아이폰 싸움에 등 터진 그들

일반입력 :2011/04/21 09:52    수정: 2011/04/21 13:33

김태정 기자

이통사들이 애플 아이폰에 이어 삼성전자 갤럭시S2 판매 총력전에 나서면서 다른 휴대폰 제조사들의 한숨이 커졌다. ‘해도 너무 한다’라는 탄식까지 들려온다.

이들의 불만은 아이폰-갤럭시S 고객에게만 이통사들이 특혜를 지나치게 제공, 자사 제품은 불공정하게 밀려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상품권·AS제공 등 특별대우 줄줄이

21일 업계에 따르면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곧 출시할 갤럭시S 판매량을 키우기 위한 각종 마케팅 전략 마련에 한창이다.

LG유플러스는 갤럭시S2 구매자에게 10만원 상당의 모바일 상품권, 월 5만5천원 요금제 선택시 1년간 음악 무제한과 스포츠 채널 실시간 시청 서비스까지 추가 제공한다. 국내 휴대폰 마케팅 사례 중 매우 파격적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갤럭시S2 판매를 위해 삼성전자와 공동 프로모션까지 진행할 계획”이라며 “합리적 가격과 혜택을 더한 갤럭시S2 마케팅을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KT와 SK텔레콤도 내주 자사 특화형 갤럭시S2를 전진 배치할 계획이어서 불을 뿜는 마케팅 전쟁이 예상된다.

애플 아이폰도 상당한 특혜를 받았다. SK텔레콤이 지난 달 아이폰 AS 센터를 32개 마련하자, KT도 내달까지 10곳을 만들겠다고 맞불 작전에 나섰다.

결국, 두 회사 간 아이폰 판매 경쟁 덕에 애플은 앉아서 AS 부담을 덜게 됐다. AS 센터 부족 고민이 큰 다른 외산 휴대폰 제조사들에게는 상당히 부러운 부분이다.

■“울고 싶은데 뺨 때리나...”

지난해 KT는 아이폰, SK텔레콤은 갤럭시S를 집중 판매하며 생겼던 다른 제조사들의 불만이 이제는 ‘특혜’ 전략까지 더해지면서 크게 늘어난 모습이다.

토종인 LG전자와 팬택, 외산 모토로라·HTC·리서치인모션·소니에릭슨 등은 대놓고 서운함을 표하지는 못하지만 관계자들은 이통사들에 대한 비판 수위를 올렸다.

LG전자의 경우 경쟁사인 삼성전자 제품을 계열사 LG유플러스가 경품까지 더해 판매하는 것이 곱게 보일 리 없다. 안 그래도 옵티머스 시리즈 신작들을 내놓기 전인 민감한 시기여서 더 그렇다.

팬택은 지난해부터 SK텔레콤의 갤럭시S 올인 전략을 지적해왔고, TG삼보 계열사인 TGS를 통해 AS 센터 70여점을 추가한 HTC나 스마트폰 신작 아트릭스 마케팅에 한창인 모토로라 역시 속내가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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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외산 휴대폰 제조사 임원은 “아이폰과 갤럭시S가 좋은 제품이어서 잘 팔리는 건 알겠지만 우리의 판매 기회까지 앗아가는 건 너무한 처사”라며 “이는 고객들의 선택 자유마저 침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KT와 SK텔레콤은 오는 28일께 아이패드2를 출시할 예정이다. 갤럭시S2에 아이패드2 마케팅 경쟁까지 겹치면 다른 제조사들의 타격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