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18일부터 스카이라이프에 대한 재송신 완전 중단 입장을 발표한 이후 최악의 상황을 예고했던 재송신 중단 사태가 방송통신위원회의 개입으로 새 국면을 맞았다.
방통위는 15일 MBC 스카이라이프 재송신 중단과 관련해 긴급 브리핑을 갖고 방통위 차원에서 재송신 문제 해결을 위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방통위는 “방송사업자 간의 사적 계약 영역에 대한 자율적 결정을 존중하면서도 방송 중단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면서 “향후 시청자 피해발생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필요시 적절한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재송신 분쟁은 사업자 간 사적 계약 영역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던 방통위가 MBC의 SD 신호 공급 중단 발표 이후 공식적인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이다.
■뒷짐지던 방통위 “적절한 대응방안 마련할 것”
이날 브리핑에서 김준상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은 “기본적으로 방송이 중단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면서 “양측의 협의를 지켜보는 중으로 필요할 경우 적절한 조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방송법에 따라 방송이 중단될 경우 방통위가 실행 가능한 규제 조치에 대해서도 열거해 사업자가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방통위가 허가 취소나 영업 제한 등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방통위의 ‘늑장 대응’에 대한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양측 협상이 결렬되고 MBC가 HD 신호 중단에 나서 62만 가구에 이르는 수도권 지역 스카이라이프 HD 가입자가 피해를 보고 있음에도 뒷짐을 지고 있다가 송출 중단에 임박해서야 공식 대응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런 지적에 대해 방통위는 “양측이 협의를 진행중이고 문제를 깊이 인식하고 있는 상황을 정부가 과도한 개입으로 저해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해명했다. 1차적으로는 사업자 간 자율적으로 협상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유도하되 필요할 경우 적절한 개입에 나서겠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벌어졌던 지상파와 케이블 간 재송신 분쟁도 지상파 방송광고 송출 중단 위기까지 갔지만 막판 방통위가 중재에 나서면서 송출 중단 시한을 17시간 남겨놓은 채 극적으로 합의됐다.
방통위는 긴급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15일로 잠정 연기한 지상파 방송광고송출 중단이란 방송계 초유의 사태는 일어나지 않게 됐다”며 그 의미를 강조했지만 급한 불을 끄는데 그쳤다.
■제도마련은 언제? 정책 부재도 ‘도마 위’
당시 방통위는 양측과 협상을 진행하는 동시에 전반적인 지상파 재송신 제도개선을 위한 전담반을 운영하고 올 1월까지 결과물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전담반 회의는 지상파 측이 제도개선에 반발하며 중도 하차해 반쪽짜리로 마무리 됐고 제도개선안 마련도 지지부진하다.
그러는 사이 MBC와 스카이라이프 간 재송신 갈등은 다시금 송출 중단 위기를 맞았다. 방통위의 행정력 결핍과 정책 부재가 도마에 오르는 이유다.
방통위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재송신 분쟁의 재발 방지와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올 해 상반기 중으로 재송신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는 의지를 재표명했다.
김 국장은 “과거에는 뉴미디어 플랫폼이 소수였지만 이제 대안매체가 많아져 분쟁의 가능성도 높아진 만큼 의무재송신 대상 범주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와 함께, 현재 있는 분쟁 조정제도를 개선한 재정제도 도입과 긴급 조정제도 발동권 등 규제기관의 주도권이 보장되는 분쟁 해결제도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사업자 간 의견이 갈리는 수익 배분 문제와 관련해서도 과거 수익 배분이 확발하지 않던 상황에서 만들어진 방송법 체계를 보완해 규제기관이 수익 배분 기준을 가질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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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상파 방송 측에서 “현행 법으로도 충분히 규제가 가능한 사항을 방통위가 일부 사업자의 민원 해결식으로 위헌적인 제도개선에 나서고 있다”고 강력 반발하는 상황이어서 향후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MBC가 오는 18일 오전 6시부터 수도권 지역 KT스카이라이프에 대한 방송 신호 공급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상황에서 송출 중단 사태가 가시화 될 경우 스카이라이프 수도권 가입자 133만 가구 중 올레TV스카이라이프 가입자 23만 가구를 제외한 110만 가구는 MBC 방송을 시청할 수 없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