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통신비가 세계 주요국 중 비싼 수준이라는 국제 조사가 나오면서 이통사들의 한숨 소리가 커졌다. 통신비 인하 압박이 더 거세질 전망이다.
12일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는 주요 138개국 중 이동전화 요금 83위, 초고속인터넷 요금 67위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2순위와 40순위 떨어진 결과다.
요금은 순위가 하위권일수록 비싸다는 뜻. 통신비 인하를 놓고 찬반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나온 결과여서 그 파장이 주목된다.
이통사들은 WEF 발표가 통신비 인하 압박을 더 키우지나 않을까 초조해하는 모습이다. 단순 순위만 보고 통신료를 비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뜻을 보였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지난해 초당과금제과 무제한데이터 요금제를 도입하면서 막대한 손실을 감수했다”며 “안 그래도 망 부족으로 인해 투자가 필요한데 현재의 통신비가 비싸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통신재판매(MVNO) 제도를 시행하면서 제 4 이통사가 등장하면 요금인하 경쟁이 더 거세질 것도 이통사들이 부담스러워하는 부분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입장도 편하지는 않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략대로 통신비 20% 인하 목표를 달성했다고 지난해 공언했지만, 국민들의 기대치가 그 이상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통사에 통신비 인하를 무조건적으로 주문하면 반발과 함께, 방통위가 계획한 와이브로 및 4세대 이동통신망 투자 활성화 등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방통위가 지난달부터 통신비 조정 TF를 운영하면서도 구체적 내용을 철저히 함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의 요금이 적정한지 여부를 놓고 이통사과 이용자 사이서 입장이 애매하다.
방통위 고위 관계자는 “어떤 형태로든 통신비 인하 정책을 TF가 내놓을 것”이라며 “통신비를 놓고 사회적 공감대를 만드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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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통사들의 투자여력을 어느 정도 남겨 놓아야 인프라가 발전할텐데 상황이 참 복잡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통신비가 비싸도 활용도만큼은 세계 선두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인터넷 이용도 3위,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수 5위 등을 기록했다. 전체적인 네트워크 준비지수(NRI)는 지난해 15위에서 다섯 계단 상승한 10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