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 플립비디오 등 컨슈머사업 중단

일반입력 :2011/04/13 00:21    수정: 2011/04/13 08:23

시스코시스템즈의 사업영역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출발선은 개인 소비자 시장 철수였다.

12일(현지시간) 지디넷은 시스코가 컨슈머 시장 비즈니스 중 하나인 플립비디오 사업을 중단하고, 가정용 화상회의 ‘유미’를 비롯한 홈네트워킹 사업, 가정 디지털 가전용 SW 'EOS' 등을 B2B영역으로 전환한다고 보도했다.

플립비디오는 지난 2009년 시스코가 5억9천만달러란 거금을 투입해 퓨어디지털로부터 인수한 회사다. 당시 유튜브를 비롯한 UCC열풍이 불면서 개인제작 비디오가 각광을 받았고, 시스코 역시 관련 사업을 위해 플립비디오를 인수했다.

시스코는 플립카메라에서 찍은 사진, 동영상을 유무선으로 곧바로 인터넷에 업로드할 뿐 아니라, 홈네트워크를 통해 가정내 디바이스 간 공유기능을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뒀다. 그러나 아이폰 등 스마트폰 열풍은 시스코의 사업을 틀어지게 했다. 플립카메라 같은 디지털 카메라는 스마트폰에게 영상촬영도구의 자리를 내줬기 때문이다.

플립카메라의 또다른 활용방법이었던 화상회의나 통합커뮤니케이션(UC) 역시 시스코가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초점을 맞춤에 따라 매력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비디오 관련 사업이 단순한 카메라를 넘어선 부가적인 기능을 더 요구하기 때문이다.

시스코는 플립비디오 사업을 정리하면서 가정용 화상회의 사업인 '유미'도 기업시장에 초점을 맞춘 텔레플레즌스 사업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가정용 비디오 컨퍼런싱 제품인 '유미'는 지난해 4분기 B2C시장을 목표로 출시됐지만 결국 기업용 제품에 포함되면서, 서비스 사업자에게 공급하는 사업모델로 전환하게 된다. 유미는 출시 후 반년도 안돼 개인 소비자 시장에서 사라지게 됐다.

홈네트워킹 사업도 기업고객들을 위한 솔루션 위주로 정리되며, 관련제품도 통신사 등 서비스 사업자에게 공급되는 형태로 바뀐다.

마찬가지로 시스코는 2009년 대형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업체의 콘텐츠 전달을 용이하게 해주는 EOS SW플랫폼 사업도 B2B 비디오 분야 기술로 통합하기로 했다.

시스코 EOS는 미디어 업체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고 관리할 수 있도록 서비스의 일환으로 활용하도록 고안됐던 SW다. 새로운 웹사이트 개발을 간소화시키고 미디어 회사들이 쌍방향 기능과 소셜 네트워크를 추가할 수 있도록 해준다며 대규모 선전을 벌였던 사업이기도 했다.

최근까지 부진을 거듭해온 컨슈머 비즈니스를 과감히 정리하고 B2B사업 위주로 사업을 재편한 것이다.

정리작업은 예고된 것이었다. 이달초 존 챔버스 시스코 회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코어 네트워킹, 협업, 데이터센터, 아키텍처, 비디오 등 5개 분야에 초점을 두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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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기조를 명확히 하고 그동안 혼란을 줬던 여러 사업영역을 조정할 것이란 언급도 있었다. 5개 분야를 제외한 사업을 정리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었다.

사업영역 정리와 함게 관련 사업의 인력들도 일자리를 잃게 됐다. 외신에 따르면, 이번 사업정리로 약 550명이 해고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