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폰 무덤? 옛날 일...”
일본 휴대폰 시장 패권을 놓고 벌이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전쟁이 갈수록 치열하다. 품질에 유독 엄격한 일본인들의 평가가 경쟁력 바로미터라는 인식이 깔렸다.
애플이 전 세계적 아이폰 인기를 일본서도 이어가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갤럭시S2로 선두 자리를 겨냥했다. 샤프와 도시바 등 일본 기업들은 ‘기타등등’으로 몰린 분위기다.
■“한국폰이 고급” 일본인 시선변화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일본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갤럭시S2를 현지 언론에 공개했다. 안드로이드 진저브레드 운영체제와 1.2㎓ 듀얼코어 프로세서, 현존 스마트폰 중 가장 얇은 8.49mm의 두께가 집중 관심을 받았다.
오창민 삼성전자 일본법인 부장은 “변화가 빠르고 읽기 어려운 일본 시장서 한층 성장하려고 죽을힘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며 “갤럭시S2로 점유율을 상당히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S2가 제 역할을 해준다면 삼성전자가 일본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차지할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현실성 매우 높은 시나리오로 여겨진다.
시장조사업체 BCN에 따르면 지난 1월 일본 스마트폰 시장서 갤럭시S는 점유율 19.7%를 기록, 아이폰(21.1%)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샤프와 도시바 제품들은 안방에서 3~4위로 밀렸다.
성적에 맞춰 위상도 올라갔다. 제품에서 ‘SAMSUNG’ 표기를 빼라는 현지 이통사들의 요구가 사라졌고, ‘싼 맛에 산다’는 인식은 확연히 줄었다.
일본 지디넷은 “일본에서 아이폰에 맞설만한 스마트폰은 사실상 갤럭시S가 유일하다”며 “샤프와 도시바는 일본 이통사들로부터도 외면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소니에릭슨 ‘엑스페리아X10’으로 아이폰 견제에 실패한 NTT도코모가 삼성 스마트폰 모시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애플 파워’ 일본서도 쑥쑥
애플도 아이폰5로 일본서 1위 자리를 굳힌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한국계인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가 지원사격을 퍼붓고 있다.
일본서도 애플 제품 출시일마다 매장 앞에 미국처럼 긴 줄이 이어지는 등 ‘애플 파워’는 날로 자라나는 중이다. 아이폰5와 아이패드2만을 기다리겠다는 일본의 열성 소비자들은 쉽게 눈에 띈다. 이런 가운데 갤럭시S를 주력으로 내세운 NTT도코모가 애플과의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삼성전자는 부담스러운 모습이다
최근에는 야마다 류지 NTT도코모 사장이 애플 임원들과 회동을 갖고 아이폰5 출시 문제를 논의했다는 구체적인 루머가 나왔으나 회사 측은 내용을 함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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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NTT도코모가 아니어도 애플이 국가마다 아이폰 유통채널을 늘리는 추세여서 일본 내 전략 변화 역시 예상 가능한 부분이다.
일본은 연간 휴대폰 판매량이 4천만대에 이르는 거대 시장이며, 샤프와 도시바 등 자국 업체가 점유율 90% 이상을 독식해왔다. 스마트폰 열풍 가운데 일본서 나온 삼성전자와 애플의 선전이 더 주목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