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심야시간 게임 이용을 금지하는 '셧다운제'를 놓고 대치중인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의 신경전이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이런 가운데 게임업계만 시름시름 앓고 있는 모습이다.
4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문화부와 여성부는 최근 셧다운제 적용 범주에 대해 '온라인게임에 우선 적용, 모바일게임 2년 유예'라는 잠정합의안을 가까스로 이끌어냈다. 하지만 모바일게임 규제 방법 등을 놓고는 여전히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모바일게임 셧다운제 2년 유예는 여성부와 문화부가 각각 '1년 유예 후 곧바로 시행'과 '3년 유예 후 재검토'라는 입장으로 맞붙다가 한발씩 물러난 결과다. 그러나 현재 두 부처는 2년 후 모바일 게임 중독성 및 규제 영향 평가 여부와 외부 평가기관 선정 등 세부안을 놓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여성부 측은 "모바일게임에 대해선 유예를 두자는 것에 일단 합의했지만 규제 재고를 뜻하는 것은 아니며 2년 후 바로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문화부 측은 "2년 뒤 모바일게임 중독성 여부를 확실히 입증한 뒤 규제를 할지 말지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같은 충돌은 두 부처가 자초한 '엇박자 정책'에서 비롯됐다. 두 부처는 지난해 12월 셧다운제 대상을 만 16세 미만으로 정하고 이 내용을 여성부의 청소년보호법에 담기로 했다. 하지만 여성부가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에 명시된 인터넷게임을 모든 네트워크 게임으로 폭넓게 해석하면서 싸움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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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부 주장에 따라 PC온라인게임은 물론 유·무선 정보통신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모바일 게임까지 셧다운제 범주에 포함됐다. 문화부는 두 부처가 합의한 규제 대상은 PC용 온라인 게임에 한정된다며 여성부가 약속을 번복했다고 반발해왔다.
이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차갑다. 업계 관계자는 "두 부처가 말하는 합의가 과연 정책적 합의인지 아니면 소모전에 불과한지 모르겠다"고 일갈했다. 또 "셧다운제는 국내 산업만 역차별하게 될 것"이라며 "정부부처가 앞다퉈 규제 권력을 나눠 갖고 국가 경쟁력을 좀먹게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