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여성부, 셧다운제 심사 '으르렁'

일반입력 :2011/03/09 12:16    수정: 2011/03/09 19:25

전하나 기자

여성부와 문화부가 각각 청소년보호법(청보법) 개정안과 게임산업진흥법(게임법) 개정안을 놓고 9일 임시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 심사에서 다시 맞붙었다.

두 법안은 지난해 4월에도 법사위에 상정됐으나 계류된 바 있다. 게임 규제에 대한 주도권 싸움을 벌인 탓이다. 법사위는 법안 상정 이전, 각각의 법률을 소관하는 부처 간 의견 조율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청보법과 게임법은 심사에 또다시 함께 올라와 있다. 지난해 12월 두 부처가 '셧다운제' 대상을 만 16세 미만으로 정하고 이 내용을 청보법에 담는 것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두 부처가 셧다운제 적용 게임물 범주를 놓고 이견차를 확인하면서 이번에도 통과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셧다운제는 심야시간(자정~새벽6시) 청소년의 게임 이용을 막는 제도다.

이날 심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던 모철민 문화부 차관과 최영희 여성가족위원회 위원장은 입법조사관실 앞에서 설전을 벌이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최영희 위원장은 오늘은 정말 청보법을 통과시키려고 왔다고 말문을 열며 셧다운제를 PC온라인게임 뿐 아닌 정보통신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모든 네트워크 게임물에 적용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모 차관이 아이들이 과도하게 컴퓨터 앞에 붙어있는 것을 막자는 것이 합의 취지 아니였냐고 하자 최 위원장은 PC를 꺼도 네트워크를 통해 연동되는 게임을 막지 않으면 중독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자리에 있던 여성부 관계자는 청소년을 보호하려는 여성부 입장에선 다운로드콘텐츠까지 막고 싶지만 산업을 생각해서 양보했기 때문에 네트워크게임에 한정한 것이라고 최 위원장의 말을 거들었다.

그러자 문화부 관계자는 다운로드 콘텐츠는 셧다운이라는 것 자체가 가능치 않기 때문에 아예 통용될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모 차관이 여성부가 추진하는 셧다운제가 산업 성장을 지나치게 발목잡는 규제안이라며 반격에 나선 것이다.

모철민 차관은 셧다운제가 통과되면 게임물 제공업자, 판매업자 뿐 아니라 인터넷 언론, 이통사 등 서비스 업자까지 피해 받는 규제법이 될 것이라며 우려를 제기했다.

이어 모 차관은 미국에 서버를 둔 MS는 셧다운제가 통과되면 한국 시장에 들어오지 않겠다고 하고, 애플 역시 국내법을 수용치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며 결국 산업만 죽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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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최 위원장은 콘솔이나 모바일 게임은 중독성이 없다고 하는데 풍선효과라는 것이 무시무시한 것이라며 예방법 차원에서 셧다운제는 꼭 통과돼야 한다고 말해 확고부동한 뜻을 재차 밝혔다.

현재 두 부처는 11시경부터 시작된 법안심사소위에서 스마트폰 게임은 1년 유예 기간을 두는 것에 잠정 합의하고 회의장을 나선 상태다. 법안 심사는 금일 2시에 속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