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시간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을 금지하는 '셧다운제' 시행 여부에 업계의 촉각이 곤두섰다. 이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문화부)와 여성가족부(여성부)가 플랫폼 적용 대상에 대한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 중이다.
22일 관련 부처 및 업계에 따르면 현재 문화부와 여성부는 셧다운제가 적용될 게임물 범주를 놓고 의견 대립을 보이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셧다운제는 청소년 게임 과몰입 방지를 명분으로 여성부가 적극 추진해온 제도다. 지난해 문화부와 여성부는 셧다운제 적용 나이를 16세 미만으로 정하고 이를 여성부의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에 담는 것으로 합의했다.
그러나 최근 적용 게임물의 범위, 즉 플랫폼에 대한 문제로 두 부처가 다시금 충돌한 상황이다.
갈등에 불을 지핀 것은 여성부가 인터넷 게임으로 칭하던 분야를 모든 네트워크 게임으로 폭넓게 해석하면서 온라인 기능이 포함된 콘솔 게임과 모바일 게임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여성부 주장에 따르면 플레이스테이션3(PS3), X박스360, 닌텐도 위(Wii)를 비롯한 콘솔기기부터 네트워크 접속이 가능한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PSP), 닌텐도DSi, 3G 및 와이파이(WiFi) 기능을 보유한 스마트폰용 게임 등이 모두 셧다운제 적용 대상이다.
이에 대해 문화부는 두 부처가 합의한 셧다운제 대상은 PC용 온라인 게임에 한정된다며 콘솔 및 휴대용 게임기, 모바일 게임 등으로 확대 적용되는 것에 반발하고 있다.
문화부의 한 관계자는 플랫폼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무턱대고 규제하겠다는 것은 게임 산업의 무한 후퇴를 뜻하는 것이라며 청소년 보호와 산업 진흥에 대한 정책적 균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성부 측에선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게임이면 모두 '셧다운제' 적용 대상에 해당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여성부 관계자는 셧다운제에 예외 규정을 두는 것은 안된다며 플랫폼에 대한 구분을 인정하면 셧다운제의 역할이 허술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게임 산업 종사자들은 플랫폼 차이도 이해 못하고 규제부터 들이대니 한심스럽다며 해외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콘솔기기부터 휴대용 게임기 등은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콘솔 측 관계자들은 특정시간 게임 접속을 막는 장치를 단순히 '넣으라'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며 산업 전반에 대해 무시하는 태도가 아닐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여성부가 업계와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게임을 규제하겠다면서 산업계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유례없는 횡포란 설명도 덧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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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업계 고위 인사는 강력한 규제장치가 등장하면 이를 벗어나려는 갖가지 수단과 편법도 늘어날 것이라며 가정과 지역사회가 공동으로 고민하는 교육 등의 해결책이 급선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셧다운제에 대한 실효성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문화연대 조사 결과 청소년 10명 중 8명은 셧다운제가 실효성 없다고 답변했다. 또한 부모 주민번호 도용 등을 통해 어떻게든 게임을 이용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