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탭 긴급 다이어트…“애플에 깜짝?”

일반입력 :2011/03/23 00:00    수정: 2011/03/23 14:06

김태정 기자

‘세상에서 가장 얇은 태블릿, 갤럭시탭2’

삼성전자가 이 같은 타이틀을 결국 지켜냈다. 아이패드2가 예상보다 얇게 나오자 차기 갤럭시탭 두께를 단 몇 주 만에 깎아냈다.

삼성전자는 22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북미이동통신전시회(CTIA) 2011’ 현장에서 전략 태블릿 ‘10.1인치 갤럭시탭’을 공개했다.

이미 지난 달 ‘10.1인치 갤럭시탭’을 선보인 삼성전자여서 이번 제품은 크기만 같은 다른 모델로 추정됐지만 아니었다. 그 사이 스펙을 바꿔 새로 선보인 것.

■결국 ‘아이패드2’보다 얇게 수술해...

두께 변화가 가장 눈에 띈다. 지난 달 10.9mm였던 두께가 8.6mm로 2.3mm 얇아졌다. 덩달아 무게까지 기존 599g에서 595g으로 4g 줄었다.

이 같이 급작스러운 변화의 이유는 애플 아이패드2로 추정된다. 아이패드2의 얇은 디자인을 의식한 행보라는 정황을 부인하기 힘들다. 애플이 이달 초 공개한 아이패드2는 두께가 고작 8.8mm에 불과하다. 전작의 두께 13.4mm와는 비교가 어렵고, 웬만한 스마트폰보다 얇다. 갤럭시탭의 10.9mm 두께가 현존 태블릿 중 가장 얇다고 주장해 온 삼성전자를 향한 강펀치였다.

이돈주 삼성전자 부사장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애플이 (아이패드2를)참 얇게 만들었다.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이후 삼성전자 엔지니어들에게 떨어진 지령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10.1인치 갤럭시탭은 출시도 전에 아이패드2 대비 0.2mm 얇게 재탄생했다. 삼성전자 기술력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엇갈릴만한 부분이다.

또 다른 라이벌인 줌(모토로라)과 플레이북(리서치인모션) 등의 두께는 12mm를 넘기는 상황. 다른 부분은 차치하고 두께 싸움은 아이패드와 갤럭시탭이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카메라 사양↓…가격 경쟁력 의식?

카메라 사양에도 변화가 생겼다. 10.1인치 갤럭시탭의 후면 카메라 화소는 지난 달 800만에서 이번에 300만으로 확 줄었다. 출고가를 낮추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애플이 아이패드2를 전작과 동일한 729.99달러(약 81만원, 32GB, 3G+WiFi)에 내놓으면서 삼성전자는 고민이 커졌다. 10.1인치 갤럭시탭을 100만원대로 내놓으면 사실상 가격 경쟁력 포기에 가깝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삼성전자 갤럭시탭은 가격 경쟁력이 약하고 애플과의 싸움이 계속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올해 태블릿 시장 점유율 70~80%가 아이패드의 몫”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차기 갤럭시탭 시리즈에 대한 가격을 철저히 함구하는 이유도 아이패드2의 저렴함과 관련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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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10.1인치 WXGA(1280x800) 화면, 안드로이드3.0(허니콤) 운영체제, 1GHz 듀얼 코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등은 지난 달 공개한 그대로 유지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제품의 기능과 디자인, 가격 등은 국가별로 다르거나 사전 고지 없이 변경될 수 있다”며 “시장 상황에 맞춰 다양한 전략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