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것이 왔다’
삼성전자가 갤럭시탭 가격을 10만원 가량 확 내렸다. 이통사 창고에 재고가 적잖이 쌓인 가운데 애플이 아이패드 가격을 내리면서 나온 행보다.
삼성전자(대표 최지성)는 갤럭시탭 출고가를 기존 99만5천500원에서 89만6천500만원으로 10만원 가량 내렸다고 14일 밝혔다.
당초 갤럭시탭 출고가 인하를 검토하지 않겠다고 밝혀 온 삼성전자였지만 애플이 아이패드 가격을 100달러 가량 낮추면서 어쩔 수 없는(?) 결정을 내렸다. 한국에서도 KT가 지난 5일부터 ‘3G+와이파이’ 아이패드 가격을 13만원 인하, 데이터평생4G 요금제에 2년 약정으로 가입하면 8만8천400원에 구입 가능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아이패드2와 갤럭시탭2, 모토로라와 LG전자 신작들까지 출시가 임박하면서 갤럭시탭은 재고 소진에 적잖이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통사들에 따르면 이달 초 현재까지 갤럭시탭 개통량은 SK텔레콤 23만대, LG유플러스 4만대 정도다. 국내 갤럭시탭 총 개통량은 약 27만대 정도라는 계산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보도자료에서 국내 이통사에 판매한 갤럭시탭이 50만대라고 밝혔으니, 23만대 정도는 창고에 쌓인 것이다. 이 때문에 이통사들도 고민이 컸었다.
고급형을 추구하는 갤럭시탭이 최근 TV홈쇼핑 등에 등장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한 사례라는 분석이다. 이미지 제고보다는 판매가 급했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하다.해외서도 삼성전자에게 불편한 소식들이 쏟아졌다. 애플이 아이패드2를 전작과 동일한 499달러~829달러에 팔겠다고 발표한 것.
애플에 따르면 아이패드2는 듀얼코어를 탑재해 전작보다 그래픽 처리 속도가 9배 빠르고, 삼성전자 갤럭시탭2을 비롯해 현존하는 태블릿 중 가장 얇은 두께(8.8mm)를 자랑한다. 가격 경쟁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이유다.
이와 관련 JP모건의 마크 모스코비츠는 “올해 태블릿 물량 중 약 40%가 재고로 남을 것”이라며 “이는 대부분 애플 타도를 외치는 후발 주자들의 몫”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IDC도 올해 태블릿 시장의 70~80%를 아이패드가 치지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애플만 신난 모습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 출시한 갤럭시탭2의 가격을 어느 수준으로 정할지도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첨단 기능으로 무장했지만 가격을 ‘동결’한 아이패드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
이돈주 삼성전자 부사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애플이 (아이패드2를)참 얇게 만들었다.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 갤럭시탭 가격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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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갤럭시탭과 함께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의 출고가도 내렸다. 94만9천300원이었던 SK텔레콤 갤럭시S는 89만4천300원, 89만9천800원이었던 KT 갤럭시K는 79만9천700원에 구입 가능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가격 인하는 출시 이후 어느 정도 시점이 지난 제품에 대한 마케팅 차원”이라며 “옴니아를 비롯해 이전 제품들도 비슷한 전략을 펴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