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아이패드2 공급이 일본 강진에 발목 잡혔다. 아이패드2 메모리를 만드는 도시바가 일본 내 공장 가동을 중지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아이패드 물량 부족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든 상황이다. 미국 외 1차 출시국에서 배제된 한국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아이패드2 핵심 메모리 생산 중단
11일 제조대국 일본을 덮친 강진의 영향으로 현지 반도체 공장들이 조업을 중단, 태블릿과 스마트폰 등의 생산에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애플이 출시한 아이패드2는 일본 도시바의 16GB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핵심 부품으로 탑재했다. 애플이 일본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도시바는 지진의 직접 피해를 입은 미야기현과 이와테현 공장을 폐쇄했고, 14일부터 임시 휴무 중이다. 지진 당시 공정 중이었던 제품은 모두 버려야하며, 재가동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일부 공장은 생산라인을 재가동했지만 미세한 진동에도 영향을 받는 특성상 24시간 운영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이번 지진으로 기흥 반도체 생산라인 가동을 1시간 가량 정지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진 발생 지역에서 도시바의 사이타마 공장은 360km, 도쿄 공장은 390km 가량 떨어졌으며, 안심하기는 힘든 거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도시바 측은 “일본 북부에 위치한 공장의 일부에 전력이 차단됐다”며 “피해 발생 규모는 아직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강진으로 현지 공항과 항구 등 물류시설이 파손되면서 만들어 놓은 부품의 해외조달도 힘든 상황이다. 일본에서 핵심 부품을 받아 중국에서 완제품으로 조합, 미국과 유럽에서 판매하는 글로벌 IT 생산 구조가 붕괴될 것이라는 위기론도 대두됐다.
아이서플라이의 렌 제리넥 애널리스트는 “이번 일본 강진은 올 2분기 전 세계 반도체 공급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량부족 조짐, 이통사 관심집중
애플이 아이패드2 완제품과 부품 제고를 얼마나 확보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기업마다 다르지만 전자부품 재고를 한달 치 이상은 안 가지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다.
당장 25일 일본과 프랑스 등 26개국에 아이패드2를 출시 예정인 애플에게는 도시바 공장 폐쇄가 상당히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애플이 지진 발생 후 아이패드 온라인 배송기간을 당초 3~5일에서 2~3주로 확 늘릴 것도 눈에 띈다. 아이패드2가 출시 첫날 일부 매장서 매진되긴 했지만, 과거 사례를 볼 때 이미 예상했던 일이다. 지진 때문에 물량 조달에 차질이 생겼다는 것을 억측으로만 보기 힘든 이유다.
아이패드2 출시를 준비 중인 KT와 SK텔레콤도 사태를 예의주시 중이다. 애플이 한국에 아이패드2를 언제, 얼마나 공급할지 알려지지 않고 궁금증만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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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고위 관계자는 “적어도 상반기 중 아이패드2 출시를 위해 애플과 협의 중”이라며 “정확한 출시 시기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간 애플은 제품 물량이 부족할 때 한국에 대한 전력을 줄여왔다. 작년 말 아이폰4를 중국에 전진 배치, 국내 소비자들이 배송 예약일을 넘겨 기다렸던 것이 대표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