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의 끝 보여준 일기당천 '진삼국무쌍6'

일반입력 :2011/03/14 11:26    수정: 2011/03/14 11:49

김동현

게임이 주는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재미다. 스트레스를 일순간에 날려주는 호쾌한 재미가 있는 게임은 6만원이 넘는 가격도 전혀 아깝지 않다.

게임 쪽 기자를 하면서 이런 요소에 가장 부합하는 게임이 몇 개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진삼국무쌍’ 시리즈다. 첫 시리즈부터 지금까지 ‘무쌍’이란 모든 시리즈를 다해봤으니 그 어떤 작품들보다 애착이 간다.

지난 10일 그 시리즈의 최신작 ‘진삼국무쌍6’을 접하게 됐다. 출시 당일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구해온 이 게임은 프리뷰에서도 미리 만나봤지만 색다른 설렘을 안겨줬다.

■삼국지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모든 이야기 담다

‘진삼국무쌍6’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무쌍 모드’ 대신 스토리 모드가 생겼다는 점. 이 모드는 기존에 한 무장씩 일일이 스토리를 체험할 수 있던 종전 방식 대신 각 세력의 주요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모드에는 황건의 난을 시작으로 폭군 ‘동탁’에 맞선다는 이야기, 그리고 삼국이 정립된 후 적벽대전, 마지막으로는 진 세력의 건국과 촉의 마지막 항쟁까지를 다루고 있다. 특히 그동안 잘 다뤄지지 않았던 진 세력의 스토리와 등장인물들은 꽤나 흥미진진하다.

덕분에 이 게임 하나만으로도 삼국지의 주요 전쟁 및 사건들을 만날 수 있으며,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사마의 가문의 모습과 클론 무장으로 얼굴을 내민 사마가, 사마소 등 여러 인물들도 그럴싸한 모습으로 등장하게 됐다.

물론 연의가 아닌 삼국지집해에서 언급된 포삼랑, 왕원희, 종회, 곽회, 채문희, 연사 등의 인물들도 등장도 꽤나 반가운 부분이다. 이중 단연 관심이 간 무장은 ‘연사’다. 이유는 아래 사진만 보면 알 수 있다.

스토리 모드는 총 4개의 세력을, 그리고 거짓이 아닌 사실 위주로 진행된다. 그래서 예전 시리즈에서 언급됐던 가상의 끝 시나리오는 존재하지 않고 마지막으로 대승한 전투를 마지막 전투로 다루고 있다. 예를 들어 촉나라는 ‘오장원 전투’다.

그러다 보니 동탁이나 여포, 초선, 장각, 축융 등 타 세력의 스토리는 없다. (초선의 배신 스토리를 좋아하는 기자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 또한 스토리 모드는 무장을 선택해서 즐길 수 없다. 이 역시 사실성을 강조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난이도는 높지 않은 편이며, 대신 여러 무장의 이야기를 한 번에 진행하다 보니 한 세력 엔딩을 보는데 3~5시간은 넘게 걸린다. 그래도 스토리 자체는 탄탄하니깐 크로니클 모드 하기 전에 꼭 엔딩을 보는 것이 좋다.

스토리 모드의 CG나 실시간 영상, 그리고 이벤트에서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전투 상황 등은 꽤나 인상적이나 이 특징 때문에 아쉽게 사라진 요소가 있다. 바로 스토리 모드 2인 플레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일단 할 수 없다는 건 분명 아쉬운 부분이다.

■다양한 재미를 찾아보자 ‘크로니클 모드’

스토리 모드가 삼국지 본연의 이야기를 다뤘다면 이와 반대로 ‘크로니클 모드’는 삼국지를 배경으로 다양한 즐길 거리를 주는 모드다. 2인 플레이도 가능하고 온라인을 통해 협력도 할 수 있다. 이 모드도 엔딩 전부를 보는데 걸리는 시간은 한 20시간쯤 된다.

‘크로니클 모드’에서는 아무 무장을 선택해도 공유가 되기 때문에 무장 선택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다. 다만 선택 지형 중 ‘열전’의 경우 정해진 무장으로만 할 수 있다. ‘열전’은 1~3개의 스토리로 구성돼 있고 이를 모두 클리어하면 크로니클 모드에서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이 외에도 지형에는 일반 무기를 획득할 수 있는 ‘무기’와 강력한 성능을 가진 무기를 얻는 ‘보구’ 그리고 호랑이, 말, 팬더 등을 획득할 수 있는 ‘지원수’ 등이 존재한다. 이 지형들은 난이도에 따라 보상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여러 차례 해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허창이나 성도 등 도성은 ‘해방전’을 통해 입성할 수 있다. ‘해방전’이라는 것이 뭔가 특별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고 그 성내에 있는 무장을 격파하면 끝난다. 이후에는 도성에서 물건의 구입이나 용병 무장, 지원수 구입, 무기 제작 및 구입 등을 할 수 있게 된다.

이 모드의 백미는 온라인 모드다. 도시를 제외한 모든 스테이지는 2인 플레이가 가능하고 이 역시 온라인 기능으로 모두 즐길 수 있다. 특히 난이도가 높은 스테이지는 온라인 지원을 받아서 할 경우 (은근 고수가 많다) 편리하게 깰 수 있기 때문에 추천한다.

하지만 동료가 사망할 경우 게임도 함께 종료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성장하기 전에는 무리해서 높은 난이도의 스테이지에 들어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괜히 죽으면 일본 이용자나 다른 이용자들에게 욕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모드에서 또 하나 숨겨진 요소는 ‘유대’라는 무장간의 교류다. 어떻게 보면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잘 키운 무장에게 협력 받으면 후반 전투에서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또한 갤러리에 볼거리가 추가된다. 갤러리는 나름 쏠쏠하니 필히 보자.

‘유대’는 해당 무장이 등장하는 스테이지를 자주 하거나 그 무장과 싸워서 승리하는 등 여러 조건을 통해 상승된다. ‘크로니클 모드’를 클리어하기만 해도 사실상 많은 무장과 유대가 쌓이지만 초선이나 맹획 등 만나기 어려운 무장은 조건 이벤트나 스테이지 돌발 이벤트 등을 통해 유대를 쌓아야 한다.

■60여명의 무장-36개의 무기, 뭔가 수상한데?

이번 신작 ‘진삼국무쌍6’는 그동안 나온 시리즈 중 스핀오프를 제외한 단일 작품으로는 가장 많은 장수가 등장한다. 진 세력의 합류도 있지만 그동안 부족했던 여성 무장들의 참전으로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무장수를 자랑하게 됐다.

하지만 여기에는 약간의 맹점이 있다. 무장은 60명이 넘지만 실제 무기는 36개 밖에 되지 않기 때문. 쉽게 설명하면 36개의 모션을 60명의 무장이 나눠 사용하고 있다는 것. 이번에 새롭게 등장한 무장들은 그나마 자신의 무기를 쓰지만 나머지는 비슷하게 돌려 쓰고 있다.

특히 스토리 모드에 등장하는 무장 대부분은 겹치는 무기들이 많아서 게임 진행에 지루함을 약간씩 안겨준다. 물론 모든 무장은 자신만의 EX 공격 1개와 2개의 다른 형태의 무쌍 난무를 가지고 있어 차이가 없는 건 아니지만 무장수만 듣고 구입한 이용자에겐 다소 실망을 주는 요소가 아닐까 싶다.

대표적인 난감 무기가 바로 칼이다. 설명에도 ‘범용적’ 무기라고 언급돼 있긴 하지만 이 무기는 조조, 손권, 사마소, 하후돈 등 수 많은 무장의 EX 무기다. 그러다 보니 기자는 스토리 모드에서 EX 공격을 포기하고 이 무기를 전부 빼버렸다. 징그러울 정도로 많이 나온다. 정말.

이에 비해 나선창이나 순패검, 공후, 비상검, 귀신수갑, 연노포, 요필, 선인반 등은 특정 무장이 아니면 대부분이 별 한개라서 선택하기도 어렵다. 신규 무장에 대한 코에이테크모의 사랑은 알겠지만 기존 무장들에 대한 배려도 어느 정도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이같은 문제는 ‘베리어블 공격’ 기능으로 다소 해소된다. 이 기능은 두 개의 무기를 번갈아서 쓰는 형태다. 교체 시에는 공격 또는 보조 동작들이 발동되고 이를 잘 이용하면 30~40히트는 쉽게 만들 수 있다. 물론 난이도가 보통 이상만 되면 이 역시 어렵다.

무장이 무기를 선택하는 부분은 단순히 전부 선택이 아니라 특정 조건에 따라 다르다. 이는 무장을 선택하고 무기 변경을 보면 알 수 있다. 해당 무장에게 어울리는 무기일 경우 별이 뜨는데 3개면 ‘타고남’ 2개면 높음, 1개면 낮음이다. 검은색 별은 반개로 보면 된다.

‘타고남’ 무기는 무장과 잘 어울리는 것으로 무기에 있는 모든 효과를 다 쓸 수 있다. 속성 효과들은 무기와 무장이 어울리지 않으면 발동이 안된다. 보통의 경우는 기본적으로는 크게 문제가 없지만 빠른 순간 이동 ‘경공’이나 강력한 공격인 ‘선풍’ 등의 효과가 사라진다.

별 한개는 데미지와 이동속도 여러 가지 부분에서 제약이 생긴다. 한 마디로 이 무장하고 안 어울리기 때문에 쓰지 말라는 것. 물론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쓸 수 없는 건 아니다. 그리고 무기 중에는 대검과 다절편의 경우 남성, 여성용으로 구분돼 있다.

■오랜 시간 즐길 수 있는 ‘진삼국무쌍6’ 아쉬운 점은?

여기까지 ‘진삼국무쌍6’의 특징을 알아봤다. 시리즈 10주년 기념작이면서도 그동안 고정되던 문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느껴지는 수작이다. 물론 시리즈 특유의 상쾌함은 더욱 살아나 색다른 즐거움을 줬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들이 몇몇 있다. 하도 많이 언급된 비한글화는 당연히 알고 있는 내용이기에 넘어가도록 하자. 가장 눈에 띄는 문제는 프레임 저하 현상이다. 이 게임의 프레임 저하 현상은 꽤나 심각하다. 어느 정도의 인원만 등장해도 프레임이 뚝 떨어진다.

2인 플레이에서는 아예 프레임 저하가 기본이다. 그러다 보니 오랜 시간 즐기면 자연스럽게 눈에 피로도 많아진다. 가뜩이나 번쩍 거리는 효과가 많은 게임이다 보니 더 그렇다. 이 부분은 개발자도 당연히 알고 있을 텐데 그냥 나온 것을 보면 다른 이슈가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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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온라인 기능이 너무 한정적이라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막상 온라인 기능을 켜놔도 같이 즐기는 것 외는 별 다른 것이 없다. 내심 대전이나 아니면 무기 증정, 커뮤니티 등의 추가적 기능을 기대했지만 없었다.

이 외에도 스토리 모드 구성에 대한 부분이나 크로니클 내 난이도 문제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는 개인적인 불만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넘어간다. 이런 점을 제외하면 이번 신작은 정말 나무랄 때가 없는 작품이다. 최근 즐길 게임이 없다고 투덜거린 이용자라면 이 게임을 통해 확실한 재미를 얻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