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 "클라우드도 맞춤 양복처럼"

일반입력 :2011/03/14 10:42    수정: 2011/03/14 17:48

'IT서비스기업의 퍼블릭 클라우드는 통신사의 사각지대를 본다.'

LG CNS가 퍼블릭 클라우드를 출시하며 통신사와 경쟁에 돌입했다. KT 유클라우드가 대중적인 인지도를 끌어올린 가운데 동일한 영역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지난달말 LG CNS(대표 김대훈)는 IT서비스업체 중 처음으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기업형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로 가상데이터 센터(VPDC)와 데스크톱 가상화(VDI)인 데스크톱 클라우드 등이 첫 상품으로 나왔다.

이어 지난 1일 KT 유클라우드CS가 본 서비스를 개시했다. 두 서비스 모두 퍼블릭 클라우드를 표방해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2주일여 시간이 흐른 후 만난 LG CNS 솔루션사업본부의 최현대 차장과 오건석 차장은 이같은 질문에 “시장이 다르다”는 답변을 내놨다.

오건석 차장은 “퍼블릭 클라우드도 웹서비스용이냐 기업업무용이냐로 나뉜다”며 “통신사 퍼블릭 클라우드가 가상화된 서버를 제공하는 개념이라면 LG CNS는 데이터센터 전체를 가상화해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이 다르고, 상품도 다르단 의미였다. 그의 설명은 이어진다.

“어느정도 규모도 있고, 자체 프로세스와 IT시스템도 갖춘 곳이 우리의 고객입니다. 대기업은 아니고 저렴하면서도 전문적인 서비스를 원한다는 수요가 분명히 있어요. SaaS만 사용하기엔 규모가 크면서, 자금력은 대기업에 못미치는 고객들이 손을 놓고 클라우드 사각지대에 존재합니다. 클라우드 안에 대기업 내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아키텍처의 전용 데이터센터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종류는 세가지로 구분된다. 퍼블릭, 프라이빗, 하이브리드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이 퍼블릭, 대기업이 프라이빗을 택할 것이란 의견을 내놓는다. 그렇다면 하이브리드가 중견기업의 시장일까?

LG CNS의 고민은 여기서 출발했다. 자체적인 인프라를 갖추기도, 완벽한 퍼블릭을 택하기도 애매한 기업군이 분면 존재한다. 하이브리드는 답이 아니란 소리다. 최현대 차장은 서비스 기획단계에서 고객군을 어디에 둘 것인가 고민했다고 말했다. 수많은 이점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왜 클라우드 채택을 꺼릴까란 생각이었다.

“왜 기존 기업들이 클라우드를 안 쓸까 생각했더니 기업들에게 웹컴퓨팅 인프라는 부적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동안 클라우드는 분산 컴퓨팅 파일 시스템으로 어떻게 가상화하느냐에 논의를 집중했지요. 반대로 LG CNS는 기존 기업 컴퓨팅 속에 형틀을 꾸린 상태에서 그 안의 자원을 가상화해 효과적으로 사용하느냐로 접근했습니다. 클라우드는 웹컴퓨팅과 기업컴퓨팅 등을 지원하는 두 개의 시장으로 형성될 것이란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오건석 차장이 말을 이었다. LG CNS서 출시한 가상화 데이터센터(VPDC)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다.

“기존 기업의 업무를 이식하는 클라우드가 우리의 VPDC입니다. VPDC는 기업 업무에 적합한 아키텍처로 기본적인 웹서비스뿐 아니라 데이터베이스(DB)나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를 클라우드 환경내 별도 존으로 구성해 기업 업무 시스템을 그대로 이식할 수 있는 형태죠. 통신사와 퍼블릭 클라우드란 상품명은 같지만 아키텍처가 다릅니다.”

두 사람에 따르면 VPDC는 ‘우리 회사 전산실’을 클라우드 상에 둔 개념이다. 전산실이지만 성능과 효과는 데이터센터란 거다. 그만큼 기업 인프라는 독립적으로 운영된다는 최현대 차장의 설명이다.

“VPDC상에서 고객은 독자적인 가상랜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외부와 격리되니 간섭받지 않는 독립된 보안 영역을 확보한다는 의미죠. 기존 서버를 가상화한 후 보안을 할 것이냐가 아니라 울타리부터 쳐놓고 그 안에서 가상화된 클라우드를 제공한다는 겁니다.”

고객층을 다르게 본다는 점뿐 아니라 나름의 자신감도 있다. 통신사에게 없는 역량을 가졌다는 거다. 오건석 차장은 이를 맞춤 양복점이라 표현했다.

“LG CNS는 SI회사다보니 업종별 전문가와 노하우를 많이 보유했습니다. VPDC란 것은 퍼블릭이지만 기성품은 아니고 맞춤 양복점이죠. 어떤게 고객에게 어울린다는 걸 상담과 컨설팅을 꼭 거치게 돼있습니다. 그때 IT서비스 업체 역량이 들어가고 시너지가 분명히 존재할 것입니다. 상면 제공이나 서버 호스팅정도가 아니라 통합적인 매니지드 서비스는 오히려 통신사보다 더 뛰어납니다. 오히려 가장 무서운 것은 동종업계입니다.”

LG CNS의 퍼블릭 클라우드는 이제 시작이다. 서비스 추가가 줄줄이 예고됐다. 시작은 중견기업이지만 중소기업을 위한 퍼블릭 클라우드도 준비중이다. 오 차장이 소개했다.

“KT나 SK텔레콤의 것과 동일한 V호스팅이 다음달 출시됩니다. 웹서비스에 특화된 서비스로 단순히 가상 서버를 제공하는 것이죠. 가격이 최우선 고려 사항일 텐데 업계 최저가로 꼽히는 KT와 비슷한 가격수준에서 제공될 겁니다.”

다음 차례는 모든 인프라 구성작업을 자동화한 서비스다. 방화벽, 오케스트레이션 등을 도입한 전면 자동화로 그래픽 유저인터페이스(GUI)상에서 고객이 직접 인프라를 구성하게 하는 서비스다. 오차장의 설명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SaaS인 엔터프라이즈 대상 'V앱스'도 다음달 출시됩니다. 통칭 그룹웨어를 클라우드로 구성한 것으로 ERP처럼 어느 회사나 다 필요한 공통업무 속성을 대상으로 오픈합니다. 또 하반기나 내년쯤 의료, 게임, 제조 등 업종별로 특화된 SaaS도 나올 예정이에요.”

일반적으로 여기까지 얘기가 나오면 다음 목표를 PaaS나 SaaS로 삼기 마련이다. 그동안 만났던 IaaS사업자들의 의견이 그렇다. IaaS가 마진이 낮기 때문에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생각 때문에 사업의 중심을 SaaS로 이동하려 한다. 그러나 최 차장은 여기서 선을 그었다.

“IaaS는 장치사업이고, PaaS는 마켓 사업, SaaS는 콘텐츠 사업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각 사업 속성에 맞춰 돈 버는 방법과 매커니즘이 다르죠. 장치사업은 한번에 크게 벌기 힘든 반면 저력을 갖고 있습니다. 소리소문 없이 많이 사용하게 해서 그에 대한 요금을 받느냐로 접근해 인프라를 까는 것이 중요해요. 스마트폰 산업에서 LG디스플레이처럼 해야 성공할 것이라 봅니다. B2B는 아직 트렌드를 예의주시하면서 적절한 시기를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 차장과 오 차장은 시장 초기인 만큼 지나친 경쟁으로 표현되는 것을 조심스러워 했다. 언젠가 만나 싸우더라도 지금은 각자 잘 할 수 있는 영역에서 힘을 키우고 시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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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석 차장은 VPDC가 우선 많이 알려져 빨리 익숙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VPDC는 처음 소개되는 콘셉트고, 시장의 공동영역(빈 공간)에 가장 적합하다 확신하며 내놓은 서비스에요. 그 개념을 바람몰이 해서 비슷한 클라우드 사업자가 같이 많이 나오길 바랍니다. 같이 커가고 공유하는게 한국의 클라우드가 빈 영역을 없애고 더 활성화됐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