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잡스 현실왜곡, 황당” 맹비난

일반입력 :2011/03/04 10:21    수정: 2011/03/04 10:35

김태정 기자

그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만 믿는다

실리콘밸리에는 ‘스티브 잡스의 현실왜곡(Steve Jobs' reality distortion)’이라는 말이 유명하다. 잡스의 말은 무엇이든 추종자들이 믿는다는 뜻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 인터넷판은 이 말을 인용, ‘스티브 잡스의 현실왜곡이 진실을 훼손한다(Steve Jobs' reality distortion takes its toll on truth)’는 제목으로 잡스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잡스의 아이패드2 발표 프리젠테이션이 시장 현실을 왜곡했다는 것인데 애플 팬들에게는 거북할만한 내용이다.

신문은 우선 잡스가 완전히 잘못된 정보를 근거로 삼성전자를 비판했음을 지적했다.

이날 잡스는 “(신문에서)삼성전자 이영희 VP(모바일 마케팅 부사장)가 말하기를 그들의 태블릿이 ‘셀인’은 공격적이지만 ‘셀아웃’은 매우 적었다 하더라”고 설명했다. 셀인(sell-in)은 제조업체로부터 유통업체로의 판매를, 셀아웃(sell-out)은 유통업체로부터 소비자로의 판매를 각각 의미한다.

잡스는 삼성전자가 이통사에 갤럭시탭을 많이 넘겼지만 최종 소비자들로부터는 외면 받았음을 강조한 것이다.

문제는 잡스가 인용한 보도 내용이 오보라는 것. ‘아주 순조롭다(quite smooth)’라는 이영희 부사장의 말을 ‘아주 적다(quite small)’로 잘못들은 외신 기자의 실수였고, 이미 삼성전자가 바로잡았음이 널리 밝혀졌었다.

포춘은 이 부분을 조목조목 짚어가며 “잡스가 오역을 갖고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했다”며 “다른 태블릿이 아이패드의 상대가 아님을 보이려는 일환으로 사실을 비틀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잡스가 아이패드2의 핵심특징인 ‘듀얼코어’를 두고 ‘대량생산되는 첫 듀얼코어’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황당하다'고 표현했다.

포춘에 따르면 모토로라 ‘줌’과 델 ‘스트릭7’ 등이 이미 듀얼코어를 탑재, 대량 공급되는 중이다. 잡스는 아이패드2를 띄우면서 이 부분을 아예 무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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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아이패드가 지난해 태블릿 시장 점유율 90%를 챙겼다는 잡스의 말에 대해서는 “그의 말이 사실이려면 아이패드가 최소 320만대 더 팔렸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떤 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만 듣는다”며 “잡스는 존경스러운 인물이지만 현실왜곡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