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업계, 앱 개발자 끌어안고 ‘세계로’

일반입력 :2011/03/02 14:10

정현정 기자

이동통신사들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지원정책을 내놓고 자사의 생태계에 끌어들인데 이어, 국내 콘텐츠의 해외 진출을 위한 교두보 마련에 나섰다.

자사 콘텐츠 마켓의 활성화를 위해 개발자들을 끌어모으는 데 혼신의 힘을 다했다면 이제는 올해 본격적으로 상용화 되는 글로벌 통합 앱스토어(WAC)를 통해 애플과 구글에 빼앗긴 주도권을 찾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스마트폰 앱 시장이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하면서 양질의 콘텐츠를 얼마 많이 확보하느냐 여부가 앱스토어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첫 번째 요소라는 점에서 개발자 당근책으로 우군 만들기에 나선 것이다.

■이통업계, 개발자 끌어안기 ‘안간힘’

친(親)개발자 전략의 선두주자는 T스토어를 운영하는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2009년 국내에서 가장 먼저 모바일 콘텐츠 마켓을 구축하고 개인개발자에 대한 연회비 및 수수료를 무료화하는 한편, 앱 공모전을 지속적으로 개최해왔다. 또, 상생혁신센터에서 오픈이노베이션센터(OIC), T아카데미, MD테스트센터 등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개발자 지원 정책을 마련해왔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SK텔레콤이 운영하는 토종 앱스토어인 ‘T스토어’는 지난해 12월 오픈 1년3개월 만에 누적 다운로드 1억건을 돌파하고 중국·일본·대만 등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지난해 10월 올레마켓’을 오픈하고 T스토어 따라잡기에 나선 KT도 다양한 개발자 지원 정책을 통한 활성화에 탄력을 받고 있다.

KT는 지난해 6월 앱 개발자를 위한 개발 지원센터인 에코노베이션 센터를 연 데 이어, 지난해 12월 다양한 운영체제(OS)의 앱을 하나의 실행 코드로 개발할 수 있는 개발 솔루션을 무료로 배포하고 앱 개발 경진대회를 여는 등 공격적인 지원정책을 펴고 있다.

이와 함께, 우수 개발자 양성 프로그램인 ‘에코노베이션 아키텍트’를 한 단계 발전시킨 ‘글로벌 프론티어 프로젝트’ 추진을 통해 개발사 창업 초기단계부터 글로벌 스토어 진출까지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등 개발자들의 해외 진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오는 5월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한국형 통합 앱스토어(K-WAC)의 참여 개발자들이 글로벌 수퍼 앱스토어(WAC)에서도 활동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겠다는 의도다.

한원식 KT 무선데이터사업본부장은 “올레마켓을 해외 앱스토어와 연동해 국내 개발자가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상반기 내에 한·중·일 3국 앱 공모전을 추진하고 K-WAC을 기반으로 WAC에 우리 개발자들의 우수 콘텐츠가 진출하는데 힘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연합군 ‘WAC’의 애플 넘어서기?

이 같이 이동통신업계가 ‘글로벌화’를 외치는 데에는 글로벌 통합 앱스토어(WAC)를 통해 전 세계 앱 다운로드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애플 앱스토어의 파이 독식을 저지하겠다는 목적이 깔려있다.

SK텔레콤과 KT는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WAC 2.0 앱을 시연하고 전 세계 통신 수장들과 만나 ‘WAC 띄우기’를 위한 토론을 벌이는 등 WAC 상용화를 발 빠르게 주도하고 있다.

이와 함께, 5월 K-WAC의 상용화에 맞춰 K-WAC 단말기를 출시하는 등 국내 개발자들을 위한 K-WAC 활성화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향후 K-WAC과 WAC의 연동을 통해 국내 개발자들이 개발한 앱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데 교두보 역할을 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처럼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개발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다’는 이유로 WAC 활성화와 개발자들의 해외 진출을 장려하고 나서는 데에는 국내 앱스토어 활성화와 비슷한 목적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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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구축해 놓은 생태계에 비해 킬러 애플리케이션의 양과 질이 절대적으로 딸리는 데다가 WAC의 성공 가능성을 놓고서도 설왕설래가 오가는 상황에서 양질의 우군 개발자를 확보해 콘텐츠 부족이라는 난제를 극복하겠다는 의도다.

이에 대해, 한 전문가는 “개발자를 육성하는 일도 초등학교 때부터 축구선수를 키우는 일처럼 공을 들여야 한다”면서 “당장 시급한 것은 콘텐츠를 어떻게 유통시킬지에 대한 고민으로 통신사 간 주도권 싸움보다는 협력을 통해 생태계를 만들고 개발자들을 위한 유통채널을 만들어 주는 일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