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존2’가 플레이스테이션3(PS3)로 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한동안은 저만한 그래픽의 게임은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당시 수준이라고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난 완성도는 ‘헤일로’ ‘기어즈오브워’ 시리즈 등 X박스360용 독점 1인칭 슈팅 게임(FPS)에 밀려 주춤하던 PS3에게 반격의 기회로 작용했다.
그리고 지난 달 22일. 3부작의 멋진 마무리를 위한 ‘킬존3’가 자막 한글판으로 국내 정식 출시됐다. 유럽과 동일한 날이었으며, 출시 일정만 보면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갈 정도의 빠른 출시였다.

■거대한 우주대서사시, ISA와 지구의 운명은?
‘킬존3’은 헬가스트의 총통 비사리의 죽음부터 시작된다. 주인공 세브첸코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비사리는 동료 리코의 손에 죽게 되고, ISA는 헬간 행성에도 후퇴를 시작한다.
하지만 총통을 잃은 헬가스트군은 새로운 수장을 맞이하게 되고 이를 통해 ISA군에 대한 전면전을 선포하게 된다. 조국을 되찾고 지구를 식민지화하겠다는 야심이 드러나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행성에 주둔하고 있는 ISA군은 헬가스트군의 총공세에 흩어지게 되고 세브첸코 역시 리코와 함께 부대에서 떨어지게 된다.

헬가스트군의 의장사령부에서는 지구 침략에 대한 준비를 마치고 차원 이동기를 활용해 지구에 대해 대대적인 공세를 예고한다. 이용자는 세브첸코가 돼 이들의 만행으로부터 지구를 구해야 한다.
■3D 입체와 동작인식 ‘무브’가 더해진 ‘킬존3’
이번 신작에서 가장 눈여겨야 할 부분은 3D 입체 기술과 함께 동작인식기기 ‘무브’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뛰어난 그래픽은 더욱 사실적이며, 조작감은 그 어떤 게임보다 뛰어나다.
3D 입체시에 그래픽 하락이나 프레임 하락 등을 걱정했으나 이 같은 문제는 전혀 발생하지 않았으며, 티끌 하나까지도 선명하게 되살아나는 3D 입체 화면은 입을 떡! 벌어지게 해줬다.
주변기기 ‘샤프슈터’가 있다면 더욱 실감나게 즐길 수 있는 무브 지원은 다소 어렵게만 느껴졌던 FPS 게임을 좀 더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해줬으며, 손맛 역시 극대화 시켰다.
이 모든 구성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들어가긴 하지만 최상의 구성에서 맛보는 ‘킬존3’의 재미는 그 어떤 FPS 게임보다 탄탄한 재미를 이용자에게 안겨준다.

다만 ‘무브’를 활용한 조작은 어느 정도 익숙해지는데 시간을 필요로 하고 장시간 즐기기엔 다소 무리가 있었다. 이 부분만 제외하면 특별한 아쉬움은 없다.
■오프라인 협력, 멀티플레이까지 ‘완벽!’
3부작의 화려한 피날레를 만끽할 수 있는 싱글 플레이 외에도 ‘킬존3’에는 다양한 모드가 지원된다. 모드마다 다채로운 구성과 옵션이 제공돼 더욱 편리하다.
2인이 함께 진행하는 협력 모드와 봇(BOT)을 상대로 멀티플레이 연습을 진행하는 모드도 있으며, 32인이 동시에 들어갈 수 있는 멀티 플레이 모드도 있다.
오프라인 협력 모드는 최대 2인까지 된다. 이 모드에서는 싱글 캠페인을 타 이용자와 함께 즐길 수 있다. 아쉽게도 여기서는 ‘무브’를 지원하지 않는다.
성과 달성을 위한 트로피도 따로 존재하고, 길 안내를 해주는 동료들도 추가로 나오기 때문에 난이도 때문에 걱정하는 이용자들에게 매우 좋다.

멀티플레이를 연습해볼 수 있는 봇 모드도 수준 높은 인공지능이 더해져 확실한 재미를 준다. 이 모드는 멀티플레이 모드를 오프라인으로 옮겨 이용자들이 여러 맵과 임무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게 해줬다.
봇 모드에는 인원, 난이도, 지형 등 여러 가지 설정을 할 수 있으며, 인공지능 캐릭터들이 중요 임무나 포지션별 지원 사격 등을 확실하게 해주기 때문에 편하게 임할 수 있다.
이를 온라인으로 옮긴 멀티플레이는 시리즈를 즐겨온 강호들로 인해 매우 어렵긴 하지만 안정적인 온라인 속도 덕분에 어느 방에 들어가도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특징을 가졌다.
■엔딩…정말 이렇게 끝내려고 한 건가?
하지만 이 게임의 스토리는 다소 논란의 여지가 남아 있다. 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엔딩을 본 이용자들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많다.
전작의 엔딩이 ‘허무’에 가깝다면 이번 엔딩은 ‘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파격적인 마무리를 선보였다. 7시간 가까운 플레이 이후 결말이 이렇다는 건 좀 생각해봐야할 부분이다.
스토리 진행도 다소 부족하다. 게임 속에는 갑작스럽게 동료가 나오고 관심을 끌던 주연이 사라진다. 리코 상사와 대위의 대립은 아무런 결말도 없이 끝난다.

러브 라인이 생길 것처럼 보였던 부분도 이유 없이 사라지고 비사리 총통의 죽음 이후에 의장들의 분열은 허무하게 진행된다. 꼭 영화 편집을 통째로 잘못한 기분이 들 정도다.
관련기사
- 쏘는 맛, 보는 맛, 재미 모두 잡은 ‘킬존3’2011.03.01
- PS3 '킬존3' 한판 560만원?…"호화스럽네"2011.03.01
- 베일 벗은 킬존3 “3D입체로 차원이 다른 몰입감 선사”2011.03.01
- 대기업 유통·이커머스 뒤바뀐 처지..."규제 풀어야 산다"2025.05.15
물론 이를 제외하면 이 게임은 정말 아쉬운 것이 없다. 싱글 플레이 연출은 기가 막히고 성우들의 열연도 인상 깊다. 그러나 3부작의 마지막을 허무한 스토리 라인으로 채운 건 정말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꼼꼼한 자막 한글화에 오랜 시간 즐길 수 있는 멀티플레이 모드는 ‘킬존3’의 가치를 높여주는 요소다. 만약 PS3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마땅히 할 게임이 없다면 이 게임을 통해 독점 게임의 위력을 마음껏 체험해보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