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 게임업계가 조용하다. 크리스마스,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등 수많은 기념일에 각종 이벤트로 떠들썩하던 분위기와 대조되는 모습이다.
상업적인 기념일에는 온갖 아이템과 보상으로 청소년 이용자들을 현혹하는 게임업계가 정작 역사적이고 의미 있는 삼일절은 외면하는 모양새다.
현재 그라비티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레퀴엠 얼라이브'를 제외하고 삼일절을 기념하는 게임업계의 이벤트나 홍보는 찾아보기 힘들다.
초콜릿으로 교환 가능한 아이템이나 상품권 등을 주는 프로모션과 게임 내 스토리나 퀘스트를 새단장하는 것에 분주하던 밸런타인데이가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더욱 비교된다. 몇몇 업체들은 이미 삼일절은 건너뛰면서 오는 14일 화이트데이를 겨냥한 갖가지 이벤트를 예고해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산업은 시장 내 경쟁하는 기업들의 비용 구조가 매우 유사해서 마케팅 양상도 거의 비슷비슷하다고 말했다. 게임업계가 매출을 올리기 위한 재미 위주의 콘텐츠를 만드는 것엔 경쟁이 치열하지만 다른 업체가 안하는 활동까지 자발적으로 나서 공연히 힘을 빼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관련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대표적 놀이문화인 게임에서 새로운 정보와 교육적 의미를 찾아낼 수 있도록 업계가 선도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16세 미만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셧다운제 도입 추진에 반발하고 있는 게임업계의 입장을 관철하기 위해선 이러한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모습이 더욱 절실한 시기라는 설명이다.
게임물등급위원회 김양은 위원은 지금 청소년들은 게임 안에서 공동체를 만드는 등의 방법으로 세계관을 학습하는 디지털세대라며 아이들이 놀이를 탐색하면서 새로운 정보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도록 게임회사들이 나서서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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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유명 포털 사이트에는 학생들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삼일절 의미를 묻는 글이 계속해 올라오는 웃지 못 할 일이 이어졌다. '삼일절 뜻과 날짜를 자세하게 알려주면 게임 아이템을 주겠다'는 게시글과 '안중근 의사가 다친 사람을 치료한 날'이라는 덧글은 한동안 누리꾼들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문화사회연구소 양기민 연구원은 구글은 특정한 날 자사의 플랫폼을 활용해 특별한 메시지를 전달한다며 게임업계도 게임의 영향력과 파급력을 이용해 청소년들에게 충분히 교육적인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