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아이폰4 출시, 삼성 뿔났다?

일반입력 :2011/02/24 00:45    수정: 2011/02/25 10:05

김태정 기자

‘절친’ 삼성전자와 SK텔레콤 간 냉기류가 감지됐다. SK텔레콤이 삼성전자의 ‘숙적’ 애플과 손잡은 가운데 만들어진 분위기다.

23일 통신업계 복수 관계자들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애플과의 협상을 끝냈고, 이르면 내달 아이폰4를 국내에 출시한다.

■삼성전자-KT 친해진 이유?

SK텔레콤과 애플의 협상 소식은 작년 말부터 어느 정도 알려졌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텔레콤을 밀었던 안드로이드 주자들이 KT 출시 제품을 늘린 시기와 맞아 떨어진다.

삼성전자의 경우 전략 스마트폰 넥서스S를 지난달 SK텔레콤으로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기술적 문제를 이유로 미뤄왔었다.

오히려 최근에는 KT가 삼성전자와 협의 끝에 넥서스S를 출시한다고 밝히면서 업계에 큰 파장이 일었다. 그만큼 의외의 소식이었다는 뜻이다.앞서 지난해 12월 삼성전자는 SK텔레콤이 출시를 노렸던 첫 근거리무선기술(NFC) 휴대폰을 KT에 단독으로 넘겼었다. 이어 갤럭시S2의 KT 출시까지 가능성을 열어 둔 상황.

아울러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간 ‘스마트카’ 협력에 SK텔레콤이 아닌 KT가 참여한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지난 달 간담회서 “올해는 다양한 제품을 KT에 공급하겠다”며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지만 KT와 많은 얘기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아이폰, 금단의 사과”

지난해 초 삼성전자-KT 관계는 상당히 불편했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애플 아이폰을 들여온 KT에게 서운함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서운함은 행동으로 이어져 삼성전자가 KT로 출시한 쇼옴니아는 업그레이드 지연, 마케팅 부족 등의 고충에 시달렸다.

이석채 KT 회장이 공개석상에서 “쇼옴니아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이라고 비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SK텔레콤은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는 등 반사이익을 누렸었다. 갤럭시S를 비롯한 삼성전자의 야심작은 SK텔레콤 출시 후 달이 지나서야 KT로 넘어갔다.

이후 KT와 삼성전자는 경영진이 수시로 접촉하며 관계 개선을 어느 정도 이끌었고, 이는 SK텔레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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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SK텔레콤이 아이폰 출시를 적극 추진하면서, KT 대신 삼성전자의 냉대를 받는 중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었다. 그만큼 아이폰이 삼성전자에게 눈엣 가시기 때문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스마트폰 라인업의 대표는 여전히 삼성전자 갤럭시S”라며 “갤럭시S2를 비롯한 삼성전자 차기 제품들을 적극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