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니아 고객 버리지마!”…서명운동 폭주

일반입력 :2011/02/23 16:53    수정: 2011/02/23 17:37

김태정 기자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골칫거리 ‘옴니아’ 문제가 또 불거졌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만 챙기고 자신들은 버렸다는 옴니아 이용자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옴니아는 삼성전자가 갤럭시 시리즈를 내놓기 전까지 주력 스마트폰으로 내세웠던 제품. 지금 기준으로 보면 각종 사양이 구형이지만, 당시에는 90만원대 초고가로 팔렸다.

22일 현재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에는 옴니아 이용자들의 보상 서명운동이 거세게 진행 중이다. 다음 아고라에는 옴니아2 보상판매와 관련한 청원이 10개가 생성됐고, 서명인은 4천여명을 넘어섰다.

■전지전능→왕따, 옴니아의 몰락

이들의 불만은 ▲삼성전자가 과장된 광고로 옴니아를 팔았고 ▲옴니아 기능이 떨어지지만 업그레이드는 거의 없었으며 ▲갤럭시S 이용자만 우대한다 등으로 요약된다.

한 이용자는 “옴니아를 쓰면서 수없이 불만 사항을 접수했지만 삼성전자는 반응이 없었다”며 “이번 서명운동은 단체의 힘으로 소비자 권리를 찾겠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09년경 삼성전자는 ‘전지전능’이란 문구로 옴니아 시리즈를 집중 마케팅 했고, 국내서만 80만대 가까이 팔았다.

문제는 옴니아에게 ‘전지전능’은 과분함을 넘어 민망한 문구라는 것. 속도가 느린 것은 차치하고 각종 수신불량, 먹통 등 버그가 쏟아졌다. 아이폰 등의 등장으로 이용자 눈높이가 올라가면서 옴니아는 더 초라해졌다.

이와 함께 개발자들이 안드로이드나 아이폰으로 몰리면서 윈도모바일 기반 옴니아로는 쓸만한 애플리케이션도 거의 없다. 삼성전자조차 개발자 육성 계획에서 옴니아는 사실상 배제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보상 뉘앙스는 보였지만...

삼성전자도 당연히(?) 이 같은 문제를 잘 알고 있다. 옴니아 고객들에 대한 불만 달래기는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큰 숙제로 불린다.

AS센터에는 최근에도 제품을 바꿔달라는 옴니아 고객들의 문의가 쏟아지는 중이며, 각종 상담창구도 같은 일로 진통이 심하다.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지난 달 라스베이거스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 2011’에서 간담회를 열고 “옴니아 고객들의 불만을 잘 안다”며 “회사 차원에서 견해를 정리해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옴니아를 갤럭시S로 바꿔주는 형태의 보상을 준비 중이라는 루머도 돌았지만, 당사자는 묵묵부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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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막연히 생겼던 보상 기대감이 허탈감으로 바뀌면서 이용자 불만이 폭발, 이번 소동이 벌어졌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넥서스S와 갤럭시S2 등 신작들을 출시 준비 중이다. 스마트폰 최강 자리를 노리는 삼성전자에게 잔재 옴니아가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