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한물간 테이프스토리지 키우는 이유

테이프 스토리지를 키우기 위한 오라클의 행보에 가속도가 붙었다. EMC 등 스토리지 전문업체들이 저장매체로 테이프의 종말론을 외치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오라클은 지난해 2015년까지의 테이프 스토리지 개발로드맵을 발표하고, 그에 맞춘 솔루션도 꾸준히 내놓고 있다.

최근 오라클이 발표한 스토리지 드라이브 신제품도 테이프 확산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 오라클은 최근 테이프 드라이브 T10000C를 출시했다. 드라이브 하나당 5테라바이트(TB)짜리로서 1엑사바이트급 스토리지로 구성가능하고, 초당 240MB를 처리한다. 여기에 테이프 헤드를 32채널로 늘리고, 회전속도를 낮춰 데이터 저장의 정확성과 내구성을 높였다.오라클 측은 IBM 제품의 17배 용량, 5배 향상된 성능을 제공하며, EMC의 디스크 전용 제품보다 50배 뛰어난 성능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단순히 단일 성능의 우위가 오라클이 테이프를 향한 애정이 근원은 아닐 터. 오라클은 줄기차게 성능 외 다른 장점이 많다고 강조한다.

옹 치 벵 오라클 아태지역 스토리지사업부 부사장은 “데이터 폭증에서 디스크의 가격도 내려가고 있기는 하다”라고 전제하면서 “그러나 데이터 증가속도를 디스크 드라이브의 가격인하 속도가 따라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제로 디스크 가격이 인하되더라도 계속 돌리기 위한 전력, 냉각, 데이터센터 운영비용이 유가상승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테이프 스토리지의 가격경쟁력이 전체 비용을 합쳐도 디스크보다 앞섰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옹 치 벵 부사장의 설명은 효율성으로 이어졌다.

그는 “가장 최악의 문제는 디스크를 구매해 모든 비용을 다 지불하고 데이터센터의 공간을 확보해도 방대한 데이터를 항상 사용하는 것은 아니란 점”이라며 “고객의 가장 큰 요구사항인 스토리지 효율성 높이고 발생 비용을 저렴하게 하면서 최적성능과 규모를 달성토록 하는 것이 오라클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스토리지 분야는 1~2년사이 계층화가 화두다. 여러 스토리지 자원을 하나의 자원처럼 보이게 하는 스토리지 가상화가 과거 이슈였다면 이제, 데이터의 성격과 사용빈도, 생명주기에 따라 저장매체를 달리 하는 계층화가 주목되고 있다.

기업의 데이터는 일부만 사용되고 대부분은 보관용인 경우가 많다. 빈번하게 사용하는 데이터는 SSD나 SAS 디스크에 저장하고, 백업, 아카이빙 정보는 저렴한 저장매체를 이용하는 것이다. 다수 스토리지업체들은 백업, 아카이빙에 SATA를, 오라클은 테이프를 여기에 사용한다.

옹 치 벵 부사장은 “오라클의 테이프 스토리지는 전력 및 냉각을 99% 적게 필요로 하고, 30배까지 용량이 확장가능하다”며 “특히 다른 아카이브나 백업 솔루션에 비해 공간을 30~50% 정도만 차지하며, 성능 저하 없이 중요한 데이터를 보호할 수 있는 인라인 암호화 기능을 포함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고 오라클이 디스크 솔루션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란 점을 강조했다. 비용효율성 관점에서 콤비네이션에 방점을 찍었다.

옹 치 벵 부사장은 “고객이 증가하는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려면 디스크와 테이프를 효과적으로 결합해야 한다”며 “오라클은 스토리지 제품 로드맵 9가지를 제시하고 있는데, 디스크 스토리지가 다섯, 테이프 라이브러리가 넷”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