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제출한 수신료 1천원 인상안이 의결됐다. 이로써 공은 국회로 넘어가게 됐지만 찬반 의견이 아직 팽팽히 맞서고 있어 국회 논의 과정에서 또 한 번 진통이 예상된다.
방통위는 18일 전체회의에서 KBS가 제출한 수신료 인상안에 대한 국회 제출용 검토 의견서를 위원회에 보고했다.
검토 의견서는 KBS가 제출한 공적책무 확대방안 등에 일부 오류를 수정하고 디지털 전환 완수와 공영방송 정체성 확립 등의 근거가 충분치 않다고 지적하면서도 KBS가 제출한 1천원 인상안은 받아들이기로 했다. 대신 수신료 인상분은 타당성이 인정된 공적책무 확대방안 이행과 상업재원 축소 등에 사용토록 규정하는 의견을 덧붙였다.
하지만 의견서 보고 후 토론 과정에서 여·야 상임위원들 간 의견이 엇갈렸다.
야당 측 상임위원인 이경자 부위원장은 “방통위가 검토의견에서 KBS 제출한 안의 내용이 부정확하고 타당성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했음에도 결론은 KBS의 안을 수용한다는 것이어서 연결 고리가 느닷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방통위가 수신료 인상 없이도 흑자구조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검토의견을 의견을 냈다”면서 “현재 KBS의 재원구조를 유지하면서 선 지배구조 개선 후 수신료 인상안도 같이 검토하는 것이 맞다”는 소수의견을 남기고 먼저 회의실을 떠났다.
야당 측 양문석 상임위원은 “논의의 선후관계 자체가 잘못됐다”면서 “자구노력 배가나 수익구조 개선은 지붕을 고치는 일인데 기초공사 없이 지붕을 고치자고 얘기하는 것은 정략적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KBS가 제출한 인상안에 오류가 있다면 방통위가 빨간펜을 들고 고쳐줄 게 아니라 KBS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논리와 재원사용처가 완벽한 인상안을 다시 제출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게 맞다”는 입장을 밝히고 퇴장했다.
결국 야당 측 상임위원들이 모두 중도 퇴장한 가운데 여당 측 상임위원들만으로 ‘반쪽짜리’ 의결이 이뤄지며 KBS 수신료 인상안은 결국 국회에서 판가름 나게 됐다.
하지만 국회 승인 가능성은 더욱 불투명하다. 연초부터 여러 악재가 겹쳐 물가상승 억제에 대한 압박이 있는데다 4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인 부담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수신료 인상에 대한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미디어행동과 수신료인상저지 100일행동 등 시민단체는 17일 KBS 수신료 인상안에 반대하며 시민 6만명의 서명을 방통위에 전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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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측은 기자회견에서 “KBS이사회가 결정한 수신료 인상안은 국민의 동의를 얻지 못한 안”이라며 “수신료 결정은 국민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방통위 의견검토 과정에서 여당 측 상임위원들만으로 파행 의결이 이뤄진데다 수신료 인상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도 거셀 것으로 보여 국회 처리 과정에서 상당한 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