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부동' 통신 기본요금이 확 내려갈까? 제4 이동통신(KMI)이 이 같은 기대감을 시장에 불어 넣었다.
'기존' 이통사들은 다양한 요금인하 전략을 내놓으면서도 기본요금은 애써 건들지 않았다. 다른 요금은 내리지만 매출의 절반 이상 비중인 기본요금은 지켜내겠다는 의지표현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이통사들의 기본요금(표준요금제 기준)이 지난 2008년 이후 각각 1만2천원(SK텔레콤, KT), 1만1천원(LG유플러스)로 3년 가까이 제자리다.
기본료 대신 데이터 요금 인하가 유행처럼 퍼졌지만 스마트폰 이용자만이 대상이다. 다른 고객들에 대한 차별 소지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뜻이다.
■무제한데이터 요금이 고작 2만8천원
이런 가운데 ‘뉴페이스’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이 상당히 저렴한 요금제를 제시해 파장이 주목된다. 기본료가 이제까지 대비 거의 절반 수준이다.
KMI는 휴대폰 음성 기본료와 무제한 데이터를 합쳐서 월 3만5천원 기본료에 제공할 계획이다. 기존 이통사의 무제한 데이터 기본료 5만5천원 대비 30% 이상 싸다. 음성통화를 빼면 무제한 데이터만 2만8천원이다.
여기에 스마트폰 ‘테더링’ 기능을 통해 PC나 노트북에 초고속인터넷을 연결, 별도 가정용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아도 된다. 속도는 10Mbps로 현재의 가정용 초고속인터넷과 맞먹는다.
결국 이용자는 음성통화·무제한데이터·초고속인터넷을 월 3만5천원에 쓰게 되는 것이다. 꼬리잡기 식으로 이어진 이통사들의 5만5천원 요금제 강조전략을 흔들 변수다.
KMI는 초당 통화료도 1.6원으로 기존 이통사의 1.8원 대비 싸게 책정했다. 한 시간 통화시 기존 대비 720원 절감 효과다.
공종렬 KMI 대표는 “두 차례의 시장 조사를 통해 경쟁력 있는 요금제를 구상했다”며 “다만, 낮은 요금 경쟁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만의 시장 창출'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통3사 긴장…KMI 파이 보인다
KMI 요금이 싼 이유는 국산 4세대 이동통신 기술 와이브로가 기반이기 때문이다. 와이브로로 음성통화를 쓰면 기존 휴대폰 통화 대비 가격이 싸다. 이는 인터넷 전화가 일반 전화보다 통화료가 싼 것과 같은 원리다.
아울러 와이브로가 기존 3세대 WCDMA 대비 절반 정도인 2조5천억원 투자로 전국 망 구축이 가능한 것도 ‘싼 가격’의 이유다.
KT와 SK텔레콤도 와이브로 서비스를 진행해왔지만 음성통화는 차단했다. 기존 휴대폰 통화료가 내려갈 것을 우려해 나온 전략이며, 2007년 WCDMA망 설치에 들어간 투자비를 뽑겠다는 의도까지 깔렸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초고속 롱텀에볼루션(LTE) 도입으로 시장 지분을 확대할 계획이지만 순조로울지 여부는 미지수다. LTE 전국망 설치는 빨라도 내년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 전에 손님을 끌어모으겠다는 KMI의 선제공격이 힘을 받았다.
물론, 이 같은 시나리오들은 KMI가 사업 승인을 받아야 현실화가 가능하다. KMI는 지난해 11월 제4 이동통신 사업권을 방송통신위원회에 신청했다가 탈락한 뒤 다시 접수, 이달 중 재심사를 앞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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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관계자는 “이달 중에서 늦어도 내달 초까지 KMI 허가 심사를 마무리할 것”이라며 “정부 규제보다 다수 사업자 간 경쟁이 효과적 요금인하 방법”이라고 말했다.
KMI가 사업 승인을 받으면 이통3사의 과점 체제가 10년 만에 막을 내리고, 요금할인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공룡들은 이미 긴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