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 4만5천500원으로 시작한 KT의 주가가 17일 4만원대에서 무너지며 3만9천원대까지 떨어졌다가 장 마감 직전 가까스로 회복하면서 4만50원으로 마감됐다.
아이폰을 국내에 처음 도입한 직후인 2009년 12월10일 4만800원으로 4만원대에 진입한 이후 3만원대 추락을 경험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최근 SK텔레콤의 아이폰5 도입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흘러나오고 있다.
아이폰 약발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올 6월 출시설이 나오는 아이폰5를 KT와 SK텔레콤이 동반 출시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2009년 1월 이석채 회장 취임 이후 3만원대 초반에서 시작해 지속적으로 올라갔던 주가는 2009년 11월 아이폰 3GS 도입 직후 4만원대에 진입했다. 이후 아이폰 열풍이 지속되면서 주가도 급등 양상을 보여 5만원 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국내에 선보인 아이폰4는 출시 만 4개월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아이폰3GS 보다 두 배 가까이 빠른 속도로 가입자가 늘었다. KT는 지난달 23일 애플 아이폰3GS와 아이폰4를 합친 전체 아이폰 가입 고객이 2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하지만 3GS 출시 이후 급등 양상을 보였던 것과 비교해 주가는 지지부진했다.
여기에 최근 아이폰5가 그 동안의 KT 독점 판매 관행을 깨고 SK텔레콤과 동반 출시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상황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 아이폰5가 오는 6월 애플의 연례 행사인 ‘세계개발자콘퍼런스(WWDC) 2011’을 통해 공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곧 이어 국내에 상륙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SK텔레콤 내부에서도 지난해 KT 아이폰에 대한 대응비용이 너무 많이 소요돼 차라리 아이폰5를 도입해 직접 출시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를 독점판매해 온 SK텔레콤은 아이폰 출시를 놓고 삼성과의 전략적 관계가 훼손될 것을 우려했지만, 올해 2~30여 종의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인 가운데 아이폰5도 스마트폰 전략에 일부라는 명분이 생겼고 관계 악화에 대한 부담도 많이 줄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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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내부에서도 이런 상황을 인식해 그동안 아이폰에 의존해오던 마케팅 관행을 버려야 한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 KT 관계자는 “SK텔레콤에서 아이폰5를 출시하면 이는 KT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면서 “사실상 KT를 보고 아이폰을 선택한 게 아니라 애플 때문에 KT에 가입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