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꺾은 여중생, 아이폰 수리비 받아내

일반입력 :2011/02/10 16:54    수정: 2011/02/11 08:23

김태정 기자

아이폰 고장이 본인 잘못이 아니라고 주장해 온 14세 소녀가 결국은 애플코리아로부터 수리비 29만원을 받아냈다.

10일 서울중앙지법 민사8단독 정진원 판사 주재로 열린 조정기일에서 애플코리아가 아이폰 수리비 지급을 요구하며 소송을 낸 이모(14) 양에게 수리비 29만원을 1주일 내에 지급하기로 하는 임의 조정이 성립했다.

소송 당사자 양측이 모두 합의해서 이뤄지는 임의 조정은 확정 판결과 효력이 동일하다.

법무법인에 근무하는 이양의 아버지는 딸의 법정 대리인으로 나서 이번 임의 조정을 이끌어냈다. 유사 피해자들을 위해 무상수리 요구 계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양은 지난해 10월19일 애플코리아를 상대로 아이폰 수리비 29만400원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서울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아이폰을 물에 빠뜨린 과실이 없었고, 품질 보증기간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애플코리아가 수리비 29만400원을 부당하게 받았다는 것이 이양 아버지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애플코리아는 억지 주장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었다. 아이폰을 사우나에서 30분을 갖고 있어도 물에 직접 닿지 않는 이상 라벨색이 변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양 측은 다시 반박하며 소송을 이어갔고, 판결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애플의 수리비 지급’이라는 이례적 사건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애플코리아의 소송대리인은 이양 아버지에서 ‘수리비를 29만원을 지급할테니 해당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말고, 추후 민형사상 문제도 없다’고 합의를 시도했으나 거부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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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이양 아버지는 “수리비를 받아내는 것이 아닌 유사 피해자 구제가 소송 목적이기에 애플 제안에 응할 수 없다”고 언론에 밝혔었다.

애플이 이양에게 수리비를 지급함에 따라 다른 이용자들이 보일 반응도 주목된다. 소비자보호원 조사에서 애플은 스마트폰 사후 서비스 부문 불만 1위를 달려 본사 임원이 국정감사에까지 나오는 등 진통을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