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인치 갤럭시탭2, 삼성은 억울해?

일반입력 :2011/01/29 10:49    수정: 2011/02/10 13:28

김태정 기자

삼성전자 차기 태블릿 크기가 10인치라는 소식과 함께 소모적 논란이 또 불거졌다. 7인치의 작은 태블릿을 폄하한 애플이 옳았다(?)라는 목소리와 이에 대한 반박 등으로 인터넷이 뜨겁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대부분 제조사들은 7인치만 고수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크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기에 억울할 법도 하다.

삼성전자 소식을 전하는 블로그미디어 삼성허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달 13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갤럭시탭2를 전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10인치 안 한다고 말했었나?

업계서는 갤럭시탭2가 10인치 크기라는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삼성전자 역시 부인하지는 않았다.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최근 간담회서 “MWC에서 새롭고 다양한 스마트 제품군을 선보일 것”이라며 “어떤 내용인지는 그때 가서 제대로 알려 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7인치→10인치로 태블릿 전략을 완전히 바꿨다는 추측과, 애플 따라하기라는 비판이 함께 나왔다. 애플은 9.7인치 아이패드를 선봉에 세우고, 경쟁사들의 7인치 태블릿은 ‘크기만 키운 스마트폰’이라고 비판해왔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0월 실적발표 자리서 “7인치 태블릿PC은 ‘DOA(Dead on arrival)’, 도착 즉시 사망할 것”이라며 “경쟁사들이 결국은 우리처럼 10인치로 화면을 키울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고객 판단을 기다리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놨고, 애플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해왔다.

신 사장은 잡스 독설에 대한 생각을 묻자 “경쟁사 관련 사항이어서 대답하기 적절치 않다”며 “우리는 제품으로 말하고 평가는 고객들의 몫”이라고 말했었다.

결국 삼성전자는 10인치 태블릿을 만들어도 죄(?)가 아닌 상황이다. ‘7인치는 잘 되고 10인치는 망한다’가 아니라 애초부터 ‘다양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혀왔기 때문.

■애플 스스로 함정 만들어

이와 다르게 애플은 만에 하나라도 7인치 태블릿을 만들면 지금까지 내뱉은 독설에 대한 책임을 지라는 비판 여론에 시달릴 것이 확실하다. 9.7인치 이상으로만 차기 제품 크기를 스스로 한정했다.

잡스의 뜻과는 다르게 7인치 태블릿이 나름대로 선전하는 것도 주목된다. 한국서는 7인치 갤럭시탭이 9.7인치 아이패드를 상대로 압승했다.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현재 국내 태블릿 판매량은 갤럭시탭 40만대, 아이패드 10만대 미만이다. 출시 시기는 갤럭시탭이 작년 11월 15일, 아이패드가 같은 달 30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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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는 먼저 나온 아이패드가 1천600만대 이상 팔려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갤럭시탭이 거둔 성적은 아이패드의 10분의 1 수준인 160만대. 갖가지 해석이 가능하지만 적어도 잡스의 말처럼 ‘도착시 사망’은 아니었다는 평가다.

월스트리트저널과 CNN 등 외신들은 갤럭시탭을 두고 “작고 가벼워 휴대하기 편하다”며 “태블릿 시장에 아이패드와 본격 경쟁 구도를 만들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