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페이스북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재쟁탈전의 열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이들 회사는 아이디어와 노하우 등이 경쟁력인 만큼, 인력 유출로 따른 피해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27일 내놓은 ‘구글과 페이스북의 인재전쟁’ 보고서는 구글과 페이스북의 경쟁 핵심이 ‘인력쟁탈’에 있다고 지적했다.
한 때 ‘신의 직장’이라고까지 불린 구글은 페이스북에 핵심 인재를 뺏기며 비상이 걸렸다. 부사장, 수석엔지니어, 수석 프로덕트 매니저 등 총 137명의 인재를 페이스북에 뺏겼다. 이들은 구글맵, 구글크롬 등 핵심 기술을 담당하는 인력이다.
반면, 페이스북은 마크 주커버그라는 스타 창업주의 힘을 내세워 실리콘밸리의 핵심 기업으로 급부상 중이다.
이미 시장점유율과 총 체류시간에서는 구글을 넘어섰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1~11월까지 시장점유율(웹사이트 총방문자 기준)에서 8.9%로 구글(7.2%)을 추월했다. 매출액과 직원 규모에서 구글의 10분의 1도 안되지만, 자율성과 창의성, 높은 보상체계로 무장하고 구글을 위협하고 있다.
보고서는 페이스북의 경쟁력으로 총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자율성과 창의성이 존중되는 조직문화다. 구글은 조직규모가 커지면서 일처리가 늦어지고 창의성을 억압하는 관료주의의 문제점을 노출한 반면, 페이스북은 직원들이 업무수행과정에서 최대한 자율성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지난해 페이스북으로 자리를 옮긴 라스 라스무센 구글 수석엔지니어로부터 “비효율적”이라는 비난을 받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둘째는 스타 창업주의 역할이다. 보고서는 창업주 마크 주커버그가 제시하는 미래 사업비전에 이끌린 인재가 페이스북으로 많이 이직한다고 설명했다. 주커버그는 지난해 타임지 선정 ‘올해의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셋째는 높은 보상체계와 성장가능성이다. 골드만삭스는 페이스북의 기업가치를 500억달러(한화 약 56조원)으로 평가했다. 여기에 내년 4월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기도 하다.
이에 따라 구글은 페이스북으로의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안간힘이다. 지난해 말에는 전 세계 직원들에게 10%의 연봉인상과 별도 보너스를 지급하며 직원들 마음 사로잡기에 나섰다. 최근에는 대규모 채용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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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회사는 SNS와 이메일, 검색엔진, 모바일 등 상당수 사업 분야가 겹쳐 향후 더욱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김재원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수년간 우수인재의 블랙홀로 평가받던 구글도 이 같은 인재유출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기업은 우수인재가 역량을 발휘하도록 관료화를 경계하고, 역동성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는 자기 혁신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