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디자인도 '오픈소스'로 DIY하라

일반입력 :2011/01/26 17:05

[샌안토니오(미국)=임민철 기자]미국에선 나만의 디자인을 입힌 주문형 자동차를 가질 수 있다. 디자인에 오픈소스와 온라인 협업 개념을 적용한 '로컬모터스'가 그 주인공이다.

로컬모터스는 자동차 디자인을 온라인으로 공유하고 가상으로 조립 가능한 온라인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문 자동차 디자이너나 엔지니어가 아니라 학생이나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다. 마음에 드는 기존 디자인에 투표하거나, 새로운 디자인을 올려 경쟁하는 식이다.

25일(현지시간) 솔리드웍스 창립자이자 다쏘시스템 그룹 임원인 존 허쉬틱은 학생들이 만든 자동차 도안, 콘셉트 이미지를 실물로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라며 로컬모터스의 오픈소스 디자인 모델을 소개했다.

커뮤니티에서 디자인할 수 있는 부품은 차체, 섀시, 인테리어 등이다. 각 부품을 조립한 완성형 차체를 공유할 수도 있다. 각 디자인 사용 권한은 저작권 공개 표기방식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라이선스(CCL)'로 보호받는다. 데이터들은 솔리드웍스로 대부분 디자인되며 몸체 설계시 다쏘시스템 '카티아'가 쓰인다는 설명이다.

함께 연단에 오른 마이크 피사니 로컬모터스 선임 자동차 엔지니어는 커뮤니티에 등록한 사용자가 엔지니어와 열성적인 고객 등 9천500명에 이른다며 이들이 커뮤니티에 스케치를 올리고 서로 평가를 받으며 디자인을 공유한다고 설명했다.

로컬모터스에서 첫번째로 출시한 모델 '랠리파이터'는 사막형 기후와 비포장 도로 환경에서 달리기 위한 오프로드용 자동차로 설계됐다. 한 학생이 스케치한 자동차 그림이 커뮤니티에 올라온 것에서 시작됐다. 회원들로부터 측면 흡기구, 인테리어 등에 피드백을 받아 완성됐다고 한다.

피사니 엔지니어는 연간 자동차를 일정한 규격에 출시하는 방식으로는 사람들이 원하는 차를 만들 수 없다며 보통 신차가 나오려면 5~7년 걸리지만 로컬모터스는 18개월만에 백지상태에서 첫 자동차를 완성했다고 말했다.

빠른 생산의 비결은 오픈소스 디자인이라는 협업시스템뿐 아니라 주문형 부품을 조립하는 제작 방식에도 숨었다. 로컬모터스는 외장 부품을 디자인할뿐 브레이크, 엔진, 기어같은 내장 시스템을 설계하지는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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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사니 엔지니어는 대형 부품은 포드, 크라이슬러, GM에서 주문하고 소형 부품은 역공학으로 똑같이 만들기도 한다며 3D 스캔으로 모델 데이터를 만들고 3D 프린터로 모형을 만들어 제품개발 시간을 줄인다고 밝혔다.

실제 제작은 로컬모터스의 '마이크로팩토리'라는 조립공장에서 2주간 진행된다. 생산된 부품들을 디자인 제작자가 직접 받아 조립한다. 로컬모터스 전문가 도움을 받아 2주간 주말 3일 정도면 완성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커뮤니티에서 제작한 차를 다른 회원들에게 팔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