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LG전자 적자폭 양호...휴대폰·TV 동반 부진

일반입력 :2011/01/26 14:56    수정: 2011/01/26 15:23

봉성창 기자

LG전자가 지난 분기에 이어 연속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보다 적자 폭은 양호했지만 믿었던 TV 부문의 적자전환이 뼈아팠다.

26일 공시에 따르면 LG전자는 매출 14조 6천977억원, 연결영업손실 2천 45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9% 증가했지만 적자 폭은 32.7%나 늘었다.

연말 특수 영향을 받는 가전업계의 특성상 4분기 매출 증가는 이미 예견된 부분. 뿐만 아니라 시장에서는 일찌감치 LG전자의 4분기 적자 폭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4분기 까지의 실적을 합한 LG전자의 지난해 연간 실적은 55조 7천538억원으로 최종 결산됐다. 영업이익은 1천 76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LG전자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이지만 연간 영업이익은 적자를 면하는 수준에 만족해야 했다.

■매출 늘었지만 수익성 '악화일로'

지난해 LG전자의 휴대폰 판매량은 3분기 스마트폰 제품 출시 부진으로 크게 감소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전년대비 240만대가 모자란 1억 1천 660만대로 선방했다. 4분기 역시 2천 74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LG전자가 적자 행진을 하도록 만드는 주 원인이 됐지만 적어도 4분기에 가능성은 보았다는 것이 시장의 반응이다.

특히 이는 4분기 출시된 보급형 스마트폰 '옵티머스원'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4분기 LG전자 휴대폰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8% 증가한 3천60만대로 집계됐다. 매출액도 전분기 대비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HE사업본부는 견조한 사업 전개에도 불구하고 업체간의 경쟁 심화와 선진 시장의 경기침체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4분기 LG전자의 평판TV 판매량은 분기 최대인 870만대를 기록했지만 마케팅 투자 및 판가 하락으로 4분기 2%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LG전자가 강점을 보이고 있는 에어컨 사업이 포함한 AC사업본부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에도 불구하고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특히 상업용 에어컨 매출 신장 및 원가절감으로 인해 영업 이익이 흑자 전환을 이뤘다는 점이 눈여겨볼만 하다.

HA사업본부 역시 북미 및 신흥시장 매출 증가에 힘입어 매출액이 전년 대비 14% 상승했다. 비록 환율 불안 및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의 외부 악재가 있었지만 연간 5%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며 선전한 것. BS사업본부 역시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주요 시장 및 거래선의 판매량 증가로 47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나름대로 양호한 실적을 이어나갔다.

■올해 59조 매출목표 '투자 드라이브'

LG전자는 올해 매출 목표를 59조원으로 잡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4조 8천억원의 투자를 감행할 계획이다. 투자는 주로 스마트폰과 스마트TV 등 기존 전략 사업과 수처리, 헬스케어 등 미래 사업에 나뉘어 이뤄진다.

무엇보다 적자의 주범으로 거론되는 휴대폰 사업에 대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LG전자는 올해 프리미엄급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지속적인 출시와 일반 휴대폰의 원가 경쟁력 회복을 통해 수익 위주의 사업을 전개해나갈 방침이다.

또한 TV 시장에서는 치열한 시장 경쟁체제에서 살아남기 위해 차별화된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한발 빠르게 출시하고 원가 경쟁력 확보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가전 시장의 경우 지난해 비슷한 상황 속에서 북미 시장의 경제 회복 여부에 따라 등락이 결정될 전망이다. 특히 냉장고, 세탁기 등 경쟁력을 갖춘 기존 사업을 계속 유지하면서 리니어 컴프레서, 수처리 등 지속 성장을 위한 미래 사업 기반을 확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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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사업도 멀티V, 인버터 등 전략 제품 경쟁력 및 품질경쟁력 강화는 물론, LED 조명 및 태양전지 등 신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지난 CES2011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LG전자는 단기간 내에 방향을 바꿀 수 있는 돛단배가 아니다"며 "과감한 투자와 사업 전개로 과거 LG전자의 독한 DNA를 다시 끄집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