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지난해 마케팅비가 광고선전비를 제하고도 3조원에 육박했다. 아이폰에 맞서 펼친 보조금 싸움이 그만큼 치열했다는 뜻이다.
SK텔레콤이 아이폰 대항마로 내세운 삼성전자 갤럭시S의 인기 행진도 이 같은 마케팅비 투자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SK텔레콤(대표 하성민)은 지난해 광고선전비를 제외한 마케팅비를 2조9천737억원 집행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전년 마케팅비 2조9천889억원 대비 소폭 줄었지만 매출 12조4천600억원의 24.2%를 차지하는 큰 수치다. 마케팅비를 매출 대비 22% 내로 맞추라는 방송통신위원회 가이드라인을 벗어났다.
지난해 광고선전비를 포함한 전체 마케팅비는 3조3천270억원으로 전년 3조2천550억원 대비 720억원 가량 늘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KT 아이폰에 맞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쳐왔다. 아이폰이 없었다면 마케팅비가 확 줄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SK텔레콤 관계자들도 “마케팅비를 줄이려고 최대한 노력했지만 아이폰에 따른 경쟁이 심화됐다”며 “마케팅비 상승 추세를 감안하면 상당히 자제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6월말 출시한 갤럭시S가 약 반년 만에 200만대 이상 팔리며, 아이폰을 앞지른 것도 이 같은 SK텔레콤의 마케팅비 투입이 크게 작용한 결과다.
이런 가운데 감가상각비와 단말할부채권 구조 개선에 따른 수수료가 늘어났고, 가입비를 인하하면서 SK텔레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6% 감소한 2조350억원에 머물렀다.
실적발표를 앞둔 KT와 LG유플러스 역시 마케팅비가 크게 늘었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 회사 모두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 대비 25% 안팎의 마케팅비를 책정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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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방통위의 마케팅비 가이드라인 실효성이 다시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경쟁 격화에 따라 마케팅비 상승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이 업계 주장이다.
하성민 SK텔레콤 총괄 사장은 “소모적 마케팅 경쟁을 지양할 것”며 “올해는 4G 이동통신을 비롯한 인프라 강화를 통해 서비스 질을 높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