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전망]하이브리드vs보급형DSLR '한판승부'

일반입력 :2011/01/14 09:20    수정: 2011/01/14 13:57

이장혁 기자

지난해 국내 디지털 카메라 시장은 하이브리드 디카, 3D 카메라 등 신개념 카메라의 등장이 두드러지는 한편 차별화 된 기능을 가지고 있는 고급형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

특히 올해에는 지난해에 주목받았던 하이브리드 제품들이 연장선상에 있으면서 더욱 좋은 스펙으로 무장한 신제품들이 계속해서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이브리드 카메라 시장 '올해 더 뜨겁다'

작년부터 불어닥친 하이브리드 디카 열풍이 올해 더욱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소니는 작년 2분기까지 판매량이 저조했으나 하반기 하이브리드 디카 '넥스(NEX)' 출시 이후 판매량이 급속히 증가했다. 다나와 자료에 따르면 소니 넥스5가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인 제품으로 나타났다.

국내 하이브리드 디카 시장을 연 올림푸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올림푸스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하이브리드 제품이 전체 DSLR 시장의 약 40%가량을 잠식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30%보다 대략 10%정도 더 증가한 수치다. 하이브리드 디카가 지난 2009년 국내 선보인 후 2년이 채 안되는 기간에 이정도로 성장한 것은 스마트폰 업계와 견줄만한 성장세라는 평가다.

하이브리드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의 내면에는 우선 휴대성과 디자인이 기존 디카에 비해 좀 더 강화됐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여성유저 유입이 계속해서 늘어났으며 그간 사진에서 손을 놓았던 40대 이상 장년층이 다시 카메라를 잡기 시작했다는 이유도 포함된다.

올림푸스의 대표적인 하이브리드 디카 '펜'의 경우 전체 유저 중 약 절반 이상이 여성고객이며 40대 이상의 중장년층 고객도 약 13% 정도에 이를 정도로 고객층이 넓어진 것이 특징이다. 그간 20~30대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던 DSLR이 하이브리드 디카를 통해 좀 더 대중화의 길로 가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특히 초기 하이브리드 디카에 대해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았던 메이저 업체들도 점차 하이브리드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예측되면서 올해 카메라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업계에서는 니콘, 캐논 순으로 하이브리드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다나와 디카담당 양아열 CM은 파나소닉, 올림푸스 등 업체들이 포화상태인 DSLR 시장을 벗어나 적극적으로 하이브리드 시장을 공략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도 이 시장의 성장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DSLR과 콤팩트 카메라 사이에 있는 하이엔드급 카메라 시장도 각 업체별로 각축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나올 하이엔드급 제품들은 고배율줌이나 방수기능, 그리고 충격방지기능, 방진방적 등 각각의 브랜드 제품별로 기능적인 차별화를 꾀하는 제품들이 시장에서 경쟁할 것으로 보이며 기존 하이브리드 제품보다 좀 더 낮은 가격대로 승부를 걸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실제 제품을 판매하는 오픈마켓 디카 담당자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았다.

옥션 디지털카메라팀 손형술 팀장은 옥션에서도 하이브리드 디카 판매량이 작년 매분기별로 20% 정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DSLR이나 하이엔드 디카를 보유한 고객들이 세컨드 카메라 개념으로 하이브리드 디카를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또 여전히 올림푸스 펜(E-P2) 제품과 소니의 넥스(NEX) 시리즈의 인기가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보급형 DSLR, 하이브리드에 반격 나설까

반면 하이브리드 카메라의 선전도 눈에 띄지만 DSLR 시장의 반격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DSLR 열풍이 잠시 주춤한 적도 있었지만 옥션에서는 지난해 DSLR 판매량이 2009년 대비 23% 가량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DSLR의 선전은 보급형 제품의 인기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급형 DSLR 시장에서 영웅바디라는 애칭을 얻었던 캐논 550D를 비롯해 니콘 D3100 등이 꾸준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이들 제품은 기존 보급형 제품 대비 한층 향상된 연사속도, 풀HD 동영상과 파노라마 촬영 기능은 물론 가벼운 무게로 입문, 중급 유저들을 함께 공략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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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근 DSLR에 탑재된 동영상 기능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사용자층이 계속해서 늘고 있는 것도 주목할만하다. HD급 동영상 촬영기능을 지원하는 DSLR 시장 규모는 계속해서 커질 것으로 보이며 이를 통해 동영상 시장은 '전문가급 캠코더'와 '아마추어용의 DSLR'로 이원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거대한 격전을 앞두고 있는 하이브리드 카메라와 DSLR. 이들의 승부는 화소, 동영상 촬영 등 상향평준화 되고 있는 성능이 아닌 디자인, 브랜드 이미지 등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하이브리드 카메라는 여성 사용자가 많은 만큼 파격적인 디자인을 채택한 제품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DSLR도 상급자, 중급자, 입문자 등 각 유저들의 특성에 맞춰 특화 기능을 채용한 제품들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