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11]구본준 부회장, LG트윈스 질타한 까닭은?

일반입력 :2011/01/09 11:00    수정: 2011/01/09 20:21

라스베이거스(미국)=봉성창

LG전자는 이렇게 해라 하면 따라오는데 야구선수들은 안 그렇다. 실력은 안되지만 나라도 뛰고 싶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LG트윈스 선수들에게 강한 위기의식을 주문했다. 구 부회장은 CES2011 참관을 위해 들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남다른 야구 사랑을 과시하며 이 같이 말한 것.

대표 취임후 공식석상에 진행된 첫 기자간담회임에도 불구하고 구 부회장은 야구 이야기가 나오자 특유의 친근한 음색으로 LG트윈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먼저 LG트윈스 구단주인 구 부회장은 LG트윈스는 왜 이렇게 6등, 7등밖에 못하냐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평소에도 직접 야구를 즐기는 구 부회장은 환갑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피칭도 70~80개 정도를 던지는 야구광으로 알려졌다.

LG전자가 경영난을 겪고 있던 지난해 구원투수 격으로 취임한 구 부회장이 가진 결정구는 무엇이냐는 질문도 나왔다. 그는 회사 정상화를 위한 결정구나 왕도는 없다면서 인생은 열심히 노력하는 자에게만 복이 오는 만큼 기본을 지키고 미리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과거의 LG전자는 강하고 독했는데 최근 그 부분이 많이 무너진 게 아깝다며 이러한 분위기가 품질로 이어지는 만큼 품질을 잡는 것이 결정구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계속 LG전자와 LG트윈스를 빗댄 발언이 이어졌다. 야구에서도 선수 영입이 중요한 만큼, LG전자 역시 인재확보나 M&A 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구 부회장은 우리 야구팀에 2군들이 잘 크지 않는다며 LG트윈스 2군에게 더 이상 FA영입은 없다고 말했다고 서두를 열었다.

구 부회장은 마찬가지로 LG전자를 가장 잘 아는 것은 LG전자 직원이라며 외부 영입을 하면 어떻게 직원들에게 비전을 주겠냐고 힘주어 말했다. 이와 함께 당분간은 외부 인사 영입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LG트윈스 2군들에게 한 말과 같은 맥락이다.

비단 외부인사 영입 뿐 아니라 기업 인수에 대해서도 구 부회장은 CEO 마음대로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직원들의 건의에 의해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한 남용 전 LG전자 대표 시절 영입한 외국인 임원들에 대해서는 원래 한시적으로 배우자는 차원에서 3년 단위로 계약했다며 마침 대부분 지난해 말 계약기간이 끝났기 때문에 그만두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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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LG트윈스는 신연봉제를 도입했다. 연차를 무시하고 이른바 '위닝 쉐어'라고 불리는 승리 기여도에 따라 연봉을 책정하는 방식이다. 구 부회장은 프로골퍼는 성적이 나쁘면 연봉이 아예 없는데 야구선수는 3억 받다가 못하면 그래도 2억은 받는다며 이 제도가 도입된 이후 2군 선수들의 눈이 반짝거렸다고 말했다.

물론 이러한 고과제도가 LG트윈스의 승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그러나 구 부회장이 노리는 효과는 따로 있다. 조직에 독한 DNA를 심어주기 위함이다. 아울러 이는 LG전자와 LG트윈스 모두 마찬가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