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스토어 앞세운 애플, 기업 PC시장 덮친다

일반입력 :2011/01/09 12:06    수정: 2011/01/09 12:17

애플이 최근 문을 연 매킨토시(이하 맥)용 앱스토어는 일반 소비자뿐 아니라 기업용 컴퓨터 시장까지 겨냥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6일(현지시간) 맥 앱스토어 개장을 보도한 뉴욕타임스(NYT) 블로그 등 일부 외신들은 '기업용 맥 앱스토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초기 출시된 1천여개 애플리케이션 가운데 기업용 소프트웨어 비중이 특별히 높다고 볼 근거는 없다. 맥 앱스토어는 아이폰에서처럼 교육, 게임, 라이프스타일 등 일반 사용자를 위한 분류가 많다. 생산성 도구, 그래픽 및 디자인 등 업무와 관련된 카테고리도 있지만, 단순히 기업용 애플리케이션들이 눈에 띄어서 맥 앱스토어를 기업용이라고 표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온라인 IT미디어 리드라이트웹(RWW)은 맥 앱스토어의 애플리케이션 판매 방식이 소프트웨어를 쉽게 찾고, 구입하고, 설치할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맥 앱스토어 이용방식도 아이튠스를 사용해 음악, 영상, 애플리케이션을 구입하고 내려받는 아이폰용 앱스토어와 비슷하다. 맥에서 애플 계정으로 로그인해 인터넷으로 소프트웨어를 결제하면 자동으로 설치가 된다.

그런데 별다를 게 없는 앱스토어 이용방식이 맥이라는 PC 환경에 접목되면서 의미가 달라진다. 사용자들이 소프트웨어를 구입하고 설치하는 배포방식이 IT자산을 관리하는 기업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는 특징으로 다가온다.

■기업에게 더 매력적인 앱스토어 시스템

기업들은 소프트웨어 배포와 설치도 비용과 효율 문제로 접근하게 된다. 사내에서 똑같은 시스템을 수십, 수백, 수천대 단위로 유지, 관리해야 하기때문이다.

예를 들면 애플이 앱스토어 등록 시스템에 검수 작업을 거치기 때문에 기업 사용자 입장에서는 안정성을 보장받는다. 각 프로그램에 대한 업그레이드도 온라인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유지보수가 간편하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한 술 더 떠, 애플이 맥 앱스토어를 내놓으면서 기업시장에 주력할 것을 '공개 선언'했다고 진단한다.

애플이 맥 앱스토어를 기업시장에 알리기 위해 '엔터프라이즈의 맥'이라는 제목을 붙인 홍보 메일을 뿌렸는데 여기에 아이폰, 아이패드 등과 함께 맥을 실무에 도입한 기업들이 관심을 둘만한 정보를 담았다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온라인 IT미디어 인포월드는 (딱히 의도하지 않았지만) 이미 기업 시장에 광범위하게 퍼진 아이폰과 달리, 애플은 맥으로 기업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특별히 집중하는 모습이다고 전했다.

■'기업용 맥' 잘 될까?

또 인포월드는 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2년새 맥 사용자수가 2배나 늘어났으며 올해는 그 이상의 증가세를 보여줬다면서도 애플이 거대 기업시장을 지향하지 않았는데도 어떻게 이 정도 성장을 보여줄 수 있는지 인상적일 정도라고 평했다.

그러나 애플이 맥용 앱스토어를 통해 기업시장에서 얼마나 성공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애플이 그간 지은 죄(?)도 없지 않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최근 달아오른 모바일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지만 기업용 PC 시장에서 맥은 후한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애플은 가정, 학교, 소규모 기업에서 쓰는 맥OS 기반 서버 'X서브(Xserve)' 제품군을 단종시켰다.

관건은 애플이 개인 소비자, 교육시장이나 중소중견기업(SMB) 시장이 아니라 '진짜 대기업' 환경의 요구를 유연하게 맞춰줄 수 있을 것인지로 요약된다.

업계는 애플이 보여준 혁신적 기업 이미지 뒷면에 있는, 상대적으로 경직된 문화를 문제로 지적한다. 경쟁사 IBM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가 기업 시장에 큰 기반을 갖고 있는 이유는 상대적인 유연함 때문이라는 것이다.

■맥의 보안 문제

맥 앱스토어나 맥 자체의 보안성도 중요한 평가 요소다. 구글은 지난해 보안상 취약성을 근거로 직원들이 윈도 대신 리눅스나 맥을 쓰도록 해왔다. 맥은 MS 윈도에 비해 특별히 보안이 뛰어나진 않지만, 윈도보다 맥에 익숙하지 않은 해커들로부터 안전하다고 볼 수도 있다. PC 악성코드나 바이러스 대부분이 윈도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개장한지 하루만에 들려온 맥 앱스토어 해킹 소식은 악재다. 미국 씨넷 등 외신들은 지난 7일 맥 앱스토어에 올라온 일부 유료 앱을 무료로 내려받거나 불법복제할 수 있는 방법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저작권침해 방지 기술도 일종의 보안에 해당되는 만큼, 기업들이 맥과 맥용 앱스토어의 안정성을 의심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웹애플리케이션 인기'는 독일까, 약일까?

반면 애플 입장에선 웹기반 솔루션이 유행하는 추세가 호조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웹애플리케이션이 널리 쓰이게 된다면 기업들이 윈도에서만 돌아가는 설치형 애플리케이션에 의존할 필요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IT미디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현재 웹애플리케이션들이 일부 데스크톱 SW를 대체하기 시작한 게 사실이라며 컴퓨터 구입시 저가형 윈도PC 대신 맥을 선택할만한 이유가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구글이 지난해말 문을 연 '크롬 웹스토어'는 앱스토어 비즈니스모델을 차용해 웹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구글 크롬OS와 맥 플랫폼이 부딪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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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맥 앱스토어 시연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