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부품사업 바닥 '1분기냐, 2분기냐'?

일반입력 :2011/01/07 11:47

송주영 기자

삼성전자 지난해 4분기 매출, 영업이익이 3분기에 비해 한풀 꺾였다. 반도체, LCD 4분기 가격 하락세가 큰 몫을 차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LCD사업부 영업이익은 올해 1분기 역시도 큰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분기에는 나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삼성전자는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 연결기준 매출 41조원, 영업이익 3조원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잠정실적 집계를 기준으로 하면 매출은 전분기 대비 1.9% 증가,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38.3% 감소했다. 지난 3분기 삼성전자 연결기준 매출은 40조2천300억원, 영업이익은 4조8천600억원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LCD 가격이 고점을 찍던 지난해 2분기 5조원대로 사상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당시는 반도체, LCD 외 디지털미디어 실적도 괜찮았지만 반도체 영업이익이 지난 한해 기준으로 전체 실적의 절반을 훌쩍 넘길 만큼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4분기 가격하락 속 반도체, LCD 모두 ‘흐림’

이번 4분기 잠정 실적을 기준으로 할 때 지난해 삼성전자는 총 매출 153조7천600억원, 영업이익 총 17조2천800억원이 예상됐다. 이중 증권가가 예상하는 지난해 반도체 영업이익은 10조원 안팎이다.

이번 잠정실적에서는 삼성전자는 사업별 실적은 따로 구분해 발표하지는 않았다. 다만 증권가에서 예상실적을 발표하며 부문별 실적을 추정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4분기 반도체 부문은 9조원대 매출에 2조원대 초반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예측됐다.

LCD의 경우는 증권사마다 영업이익 전망치가 엇갈린다. 매출은 7조5천억원에서 7조7천억원 규모로 큰 차이가 없지만 영업이익은 적게는 1천억원에서 많게는 3천500억원까지도 예상됐다.

증권사 전망치는 매출면에서 반도체의 경우 3분기 매출 10조원, LCD 8조원 대비 모두 하락한 수치다. 반도체, LCD 모두 이 시장의 가팔랐던 가격 하락세가 반영됐다. 반도체는 삼성전자가 D램은 소폭, 낸드플래시는 대폭 출하량을 늘린 것으로 추정됐지만 D램 가격이 3분기에 비해 20% 초반대의 하락세를 나타내는 등 워낙 가격 하락 압박이 심했다.

LCD는 출하량을 크게 늘리지는 못한 가운데 3분기 대비 패널가격이 평균 1% 가량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일부 증권사는 삼성전자가 LCD 부문에서는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도 봤다.

KTB증권은 4분기 삼성전자 실적 예상 보고서에서 “디스플레이 부문은 LCD 적자를 AMOLED가 상회했다”고 분석했다. AMOLED를 생산하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이 시장 98% 점유율을 보이는 독보적인 존재로 실적이 워낙 좋아 삼성전자 LCD 소폭 적자를 만회했다는 해석이다.

■1분기 LCD ‘차차 갬’, 반도체 ‘계속 흐림’

이제 관심은 하락세를 나타낸 삼성전자 반도체, LCD 4분기 실적에서 향후 1분기 하락세를 유지할 것인가, 반등해 개선할 것이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 예상은 LCD는 4분기 바닥을 찍고 개선될 것이지만 반도체는 4분기가 바닥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증권가는 삼성전자 전체 실적은 1분기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부품 사업만큼은 예외다. 반도체 매출은 올 1분기 지난 4분기 추정치 9조원대에서 더 하락한 8조원대 후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영업이익도 2조원대가 붕괴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유진투자증권은 2조2천400억원으로 추정되는 4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이 올해 1분기에는 1조9천500억원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은 9조7천300억원에서 8조9천200억원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도 예상됐다. 동양종합금융증권, 하나대투증권 등 대부분 증권사가 반도체 매출, 영업이익이 1분기 더 하락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지난해 공격투자를 한 삼성전자가 1분기 역시 D램, 낸드 출하량을 늘리겠지만 가격하락세가 잡히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LCD는 다르다. 영업이익면에서 4분기를 바닥으로 보는 시점이 우세하다. 삼성전자 LCD는 1분기 매출은 소폭 하락, 영업이익은 소폭 상승으로 전망한다. LCD는 출하량이 크게 늘리지 않는 가운데 IT용 패널가격은 보합세, TV용 패널가격은 하락세지만 하락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영업이익면에서는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윤혁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해가 시작되는 1분기 원가절감형 모델로 인해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이라며 “TV용 패널가격도 3~4월경부터는 반전세로 돌아서며 영업이익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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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는 반도체, LCD 실적이 더욱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D램익스체인지, 아이서플라이 등 반도체 시장조사업체는 D램 가격 하락세가 4월 들어 개선될 것으로 본다. PC OEM 업체가 하반기 시장을 준비하며 재고를 확충할 것으로 전망한다.

LCD 역시 바닥이 근접했다는 예상이다. 이미 IT용 패널은 가격 하락세가 주춤하고 TV용 패널 가격 하락세도 하락폭이 줄고 있어 3~4월을 넘어서면서 가격은 오름세로 반등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