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쇼핑몰 '고등학교 사장들'이 몰려온다

일반입력 :2010/12/24 14:32    수정: 2010/12/27 08:57

이장혁 기자

전남 영광 법성고교 창업 동아리 학생들은 방과 후 학교에서 굴비와 모싯잎송편 세트 포장에 분주하다. 자신들이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에 주문된 상품 배송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영광 법성고등학교에서 창업 동아리 학생들과 담당 지도교사가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 ‘법성몰'은 연말 특수에 정신이 없다.

경남 거창에서도 비슷한 상황. 거창 대성일고 창업 동아리 학생들이 운영하는 ‘대성몰’ 에서도 거창 사과 배송에 정신이 없다. 특히 대성몰은 올해 사과 가격이 폭등하면서 학생들이 싼 가격에 사과를 공급하고 있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오픈하자마자 바빠졌다.

■전자상거래 실무도 익히고 '장학금'도 벌고

전자상거래 교육과정을 응용해 쇼핑몰을 오픈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 그 동안 이론 위주로 학습하던 것을 보완, 인터넷 쇼핑몰 운영 실무능력을 키우고 있는 것. 전자상거래 교육 일환으로 시작된 것이 교육은 물론 판매처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경제의 가려운 곳을 긁어준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판매된 수익금은 장학기금과 교내외 불우 이웃 돕기 기금으로 쓰이면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통합 솔루션 메이크샵은 지난 2005년부터 전문계 고교에 전자상거래 교육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전국 180개 전문계 고교가 메이크샵이 제공하는 교육을 수강하고 있다. 이는 전문적인 교육을 지원, 온라인 쇼핑몰이 필요로 하고 있는 전문 인재를 육성하기 위함이다. 또,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경제 상황에 맞는 교육을 지원해 전문계 고교생 인력들의 경쟁력 강화를 돕고 있다.

현재 메이크샵의 지원을 받는 전문계 180개교 중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곳은 20개교에 이른다. 서울여자상업고등학교 창업 동아리 학생들이 운영하는 여성의류 쇼핑몰 01e18은 지난 2008년 한 해 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쇼핑몰을 운영하고 싶은 학생들을 선발해 일정 금액을 지원, 운영되고 있다. 학생들이 상품을 직접 준비하고 웹디자인과 사진촬영, 재고관리 등 운영에 필요한 모든 것을 자발적으로 준비하고 있어 전자상거래 실무에 대한 이해가 빠른 것이 특징이다.

여기서 미래의 CEO를 꿈꾸는 ‘예비 사장님’도 있다. 진도실업고등학교 2학년 김유경 학생⑱의 휴대전화 통화 연결음은 학교 쇼핑몰 “진도맑은물의 김유경입니다”이다. 김양은 그 동안 메이크샵이 3번이나 진행한 잡스쿨 직무체험 교육에 100% 출석할 정도로 열성이다. 지난해 진도실고에서 운영한 쇼핑몰의 이익금은 장학금과 불우학우 돕기 기금으로 쓰였다. 올해도 같은 사업으로 쓰이기 때문에 김양은 쇼핑몰 운영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특산물 판매로 지역사회 경제 활성화는 '덤'

농어촌에서는 학생들이 운영하는 쇼핑몰이 특산품 판매 채널이 되는 동시에 지역 브랜드 홍보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지역 생산농가에서는 대부분 도매로 중간 상인에게 판매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 생활’에 익숙한 학생들이 온라인 쇼핑몰로 새로운 판로를 개척해 주기 때문에 농가 수입도 활성화 되는 추세다. 전남 영광 법성몰은 추석때면 특산품인 ‘굴비’와 함께 ‘모싯잎 송편’ 매출도 껑충 뛰어오른다. 지난해 추석때는 모싯잎 송편 판매량이 굴비를 앞질렀다.

관련기사

강원도 태백의 황지정보산업고등학교에서는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특별한 활동을 한다. 재배 환경이 뛰어나 태백 특산품으로 자리잡고 있는 가시오가피 농장을 위해 학생들이 쇼핑몰을 제작, 지원하고 있다. 황지정산고에서는 메이크샵 프리2 서비스를 이용해 가시오가피 농장주들을 위한 쇼핑몰을 오픈했다. 황지정산고의 김병진 학생은 “태백 경제를 살리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메이크샵 마케팅교육사업본부 김성일 교육팀장은 “학교나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쇼핑몰을 운영하는 것은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 계속해서 활동이 늘어나고 있다며 성공적인 쇼핑몰 운영을 위해 다양한 교육을 지원하도록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고 말했다.